매년 급성장하는 인도서도 전격 철수한 GM

2015년 10억달러 투자 발표 후
인도정부 디젤정책 바뀌자
세계 4위시장서 2년 만에 철수
인도는 2017년 세계 4위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10% 증가한 401만 대로 불어나 독일을 제쳤다. 인구가 13억4000만 명에 달하는 데다 지난 10년간 차량 판매가 두 배 이상 늘어나 세계에서 각광받는 시장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이런 인도에서 지난해 철수했다.

당초 GM은 인도에서 1%대 시장점유율로 고전해왔으나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었다.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2015년 7월 인도를 방문해 새로운 엔진 및 차종 개발에 10억달러(약 1조84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를 차세대 GM 디젤엔진의 글로벌 생산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이었다. 새 엔진을 얹은 소형 다목적차량(MPV)을 2017년부터 출시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몇 달 뒤 GM의 계획은 불투명해졌다. 인도 대법원은 그해 12월부터 대기오염 주범으로 꼽힌 디젤엔진 차량의 뉴델리 내 판매와 등록을 금지했다. 다음해 5월에는 수도권에서 디젤택시 운행을 금지하도록 했다. GM의 인도시장 판매량은 더욱 줄었다.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GM의 인도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2만5823대에 그쳤다. 점유율은 0.85%로 떨어졌다.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GM 본사는 2017년 5월 인도 철수를 발표했다. 당시 바라 CEO는 발표문에서 “우리는 이제 수익성을 높이고 실적을 확대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성장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에만 있게 됐다”고 밝혔다. GM은 인도공장을 폐쇄하지 않았지만 내수 판매는 포기하되 생산량을 감축해 모두 수출하기로 했다.

인도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프로페셔널은 “잘못된 차량 포트폴리오와 누적된 손실 등은 GM이 인도시장을 포기한 이유로 꼽히고 있지만 인도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도 철수를 부른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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