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현직검사 체포·압수수색에 뒤숭숭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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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성추행 등 비리 연루검사가 검사의 수사를 받는 일이 잇따르면서 검찰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구속된 검사만 3명이고, 최근 한 달 새 수사 대상에 오른 검사가 10명을 웃돈다.
한달 새 10명 이상 수사받아
검찰 "침울하지만 비리 털고가야"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도 지난 22일 부산지검 이모 부장검사와 신모 검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 검사의 인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조사단은 하루 전엔 부하직원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된 김모 부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도 21일 춘천지검과 서울남부지검 등 4개 검찰청의 검사 사무실을 대거 압수수색했다. 강원랜드 부실수사 수사를 위해서다.
수난의 시작은 적폐 수사였다.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등 2명의 검사가 구속됐다. 같은 혐의를 받은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는 구속 심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은 지난해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후배 검사의 수사를 받다가 옷을 벗었다. 현직은 아니지만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아 ‘민간인 사찰’ 관련 입막음용으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됐다.한 부장검사는 “짧은 기간에 이렇게 검사들이 무더기로 수사받는 건 처음인 것 같다”며 “무관한 검사들도 침울해질 정도로 여파가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잘못된 관행이나 비리는 전부 털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