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승인 앞두고 있는 제약주, 셀트리온·대웅제약·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 뒷받침되는 의료장비株… 인바디·인터로조·아이센스 주목할 만

한미약품발 악재·美 금리인상에도 꿋꿋
미국 주식시장 움직임이 차츰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질주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단기조정에 접어든 국면도 있었지만 최근 1년 동안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순항하고 있다. 최근 조정장에서도 빠른 회복력을 증명하면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한미약품 악재에도 꿋꿋제약·바이오 업종의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악재는 연초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미국발 금리 인상 압력에 성장주들이 대부분인 제약·바이오 업종이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신약 개발의 ‘맏형’ 격인 한미약품 기술수출 취소 악재도 나왔다.

하지만 한미약품 악재가 나온 직후인 지난 19일 바이오·헬스케어주 주가는 오히려 강세를 이어갔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허쥬마’가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의 바이오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닥 제약지수는 1월2일 이후 지난 21일까지 20.9%나 올랐다.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지수도 12.9%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 신약 개발 업체를 중심으로 임상시험 성공,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승인처럼 가시적인 성장 요인을 보고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하반기 자사 제품인 ‘삼페넷’의 미국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셀트리온(트룩시마, 허쥬마)과 대웅제약(나보타)도 이르면 상반기 미국 FDA 승인이 예상된다. 신라젠은 하반기 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실적이 뒷받침되는 의료 장비주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의료기기 업종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9.2배로 미국(19.5배) 중국(44.2배)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해외 실적 상승세가 예상되는 인바디 인터로조 아이센스와 같은 의료기기 수출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기 주가는 오히려 상승

금리 인상의 여진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금리 인상 이후 투자자들이 추가 금리 인상을 가능하게 한 기업실적 회복과 거시경제 여건 등을 더 긍정적으로 여겨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5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네 차례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후엔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오름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금리 인상 100일 전과 30일 전 평균 수익률이 각각 4.5%, 2.0%로 집계됐다. 금리 인상 이후 30일 평균 수익률은 1.23%, 100일 후 평균 수익률은 7.20%를 기록했다.한국경제TV 전문가들은 실적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고 최근 ‘미국발 충격’에 조정폭이 컸던 코스닥 바이오 업종을 주목했다. 이동근 파트너는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추천했다. 그는 “셀트리온은 제품을 유통하는 유통업종으로 분류할 수도 있는데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램시마와 허쥬마 등의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띈다”며 “자연스럽게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도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옥석 파트너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추천했다. 그는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의 프리미엄을 받아 연기금 등의 추가 매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주가 상승폭이 컸던 만큼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찬홍 파트너는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중단 등으로 신약 개발 업체에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주와 비교해 더 비싸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실적 추정치 기준 PER은 미국 존슨앤드존슨이 16.1배, 화이자가 12.1배 수준이다. 반면 셀트리온은 67.0배에 달한다. 바이로메드의 PER은 7059배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