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등기이사직도 물러난다

공정위 '총수' 지정 의식한 듯
해외 신사업 발굴에 전념하기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사진)가 창업 이후 19년 만에 회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현재 맡고 있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역할에 전념한다는 이유에서다.

네이버는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GIO가 내달 19일까지가 임기인 사내이사직을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1999년 네이버 창업 이후 이사회 핵심 멤버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3월까지는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네이버는 이번 결정을 “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서 GIO로서의 직무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GIO는 최근 유럽과 일본 등지를 다니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대상 기업 물색 등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 GIO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를 네이버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네이버는 이 GIO의 지분율이 낮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왔다며 행정소송까지 검토했다. 이 GIO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남에 따라 오는 9월로 예상되는 공정위 동일인 지정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GIO의 후임 사내이사는 최인혁 비즈니스위원회 리더가 맡기로 했다. 네이버는 “네이버 초창기 멤버로 합류해 개발경영진을 지냈고 서비스운영, 비즈니스 등 다방면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사외이사인 이종우 숙명여대 교수 후임에는 이인무 KAIST 경영대 교수가 내정됐다. 새 이사진은 내달 23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