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 "문 대통령 '북미 직접대화 강조' 환영"

"미국이 대화 개시 요구 수준 낮춰야 한다는 발언에도 주목"

러시아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러시아 외무부는 26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대북 화해 메시지와 관련한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중요하고 미국이 대화 개시를 위한 요구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한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 해결을 위한 중요한 구성요소인 북미 직접대화 개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궤를 같이하는 그러한 호소에 연대를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외무부는 "한국 대통령의 발언이 첫 두 단계에서 대립 당사자들의 군사활동 축소와 그들 간의 직접 접촉을 규정한 러시아-중국 로드맵(3단계로 이루어진 단계적 한반도 문제 해결 구상)의 조항들과도 상응함을 만족스럽게 언급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이어 "남북한 관계 정상화를 지향하는 남북 화해 강화 및 공고화에 대한 한국 지도부의 의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북·미, 남·북한 간 직접 대화로 상호 관계를 정상화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한국을 찾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이에 대해 김영철 부위원장은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직 적절한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며 보다 신중한 입장을 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