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홀로서기 '합격 성적표' 받아… 이젠 종합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
입력
수정
지면B5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오너 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사진)는 지난해 ‘완전한’ 1년을 보냈다. 2016년 8월 기업분할 이후 처음으로 연간 경영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다. 2017년은 일동제약이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을 기록한 해로 평가된다. 창립 76년 만에 나온 첫 신약 ‘베시보’와 개량신약 ‘투탑스플러스’가 출시됐고 대표 제품인 ‘아로나민’은 연매출 700억원을 돌파하며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고혈압 치료제 텔로스톱, 당뇨 치료제 온글라이자-콤비글라이즈의 매출도 꾸준히 성장세다. 만성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첫 신약 개발 성공
기업분할 이후 첫해 '질적 성장'
매출 10% 이상 R&D에 투자
표적 항암제 임상 1상 돌입 등
신약 후보물질 개발 진행
글로벌 제약사 국내 판권 확보도
온라인 의약품몰 '일동샵' 안착
올해 거래규모 1000억 넘어설 듯
윤 대표는 성장 배경으로 혁신을 꼽았다. 새로운 품질 경영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조직 문화를 갖춰 도약 기반을 구축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올해 경영 목표를 ‘고객가치 중심의 혁신과 도약’으로 정하고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체력을 튼튼히 하고 내공을 쌓았다면 올해부터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줄 때”라며 “올해는 직원들에게 실행과 도전을 강조하고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베시보 출시 이후 일동제약의 신약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베시보 외에도 표적항암제 분야에서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암 발생과 연관이 깊은 효소인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를 저해하는 표적지향 항암제인 ‘IDX-1197’이 지난해 임상 1상에 들어갔습니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공동개발 중인데 비임상을 통해 기존 치료제에 비해 우수한 표적성과 항암활성을 확인했죠.
또 다른 후보물질인 IDF-11774는 종양의 악성화와 전이에 관여하는 인자인 HIF(Hypoxia-inducible factor)를 통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표적지향항암제입니다. 올해 임상 1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근 항암제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면역조절항암제의 주요 타깃인 PD-L1(Programmed death-ligand1)과 HIF의 연관성이 밝혀졌습니다. 비임상에서 IDF-11774와 PD-L1항체의 병용 투여가 항암 치료제 시너지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 기대가 큽니다.”▶블록버스터 바이오 의약품을 개량한 바이오베터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에 비해 생산성과 효능 등을 개선한 바이오베터 ‘IDB0062’가 올해 임상 진입을 목표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안구 내 주사용 바이오의약품인 루센티스의 유전자를 변형해 생산성을 개선하고 약물의 효과는 높이면서 내성을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동물시험에서는 루센티스보다 유의적으로 치료 효과가 개선됐고 인간망막세포를 이용한 효능 평가에서는 경쟁제품인 ‘아일리아’보다도 뛰어난 혈관신생인자 억제효능을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 주사를 맞지 않고 안약처럼 넣을 수 있는 점안제로의 개발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또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베터로 개발 중인 ‘IDB0076’이 있습니다. 아바스틴은 기존 표적항암제와 달리 암세포를 직접 겨냥하지 않기 때문에 고용량으로 투여하는 데 내성이 생기거나 효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주대의 특허기술을 접목한 이중 타깃 개념의 IDB0076을 최종 후보물질로 도출했고 동물실험을 통해 아바스틴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을 지닌 암종의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죠. 내년 임상 진입이 목표입니다.”
▶연구개발(R&D) 투자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동제약은 최근 5년 평균 회사 매출의 약 11%를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전체 직원 수의 약 14%인 200여 명을 R&D 인력으로 채우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죠. R&D 비용을 확대해 만성질환 분야 질병을 대상으로 편의성과 복약순응도를 높인 복합제와 개량신약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입니다.”▶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하는 품목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고지혈증 복합제 ‘드롭탑’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미국 아레나제약으로부터 도입한 비만치료제 벨빅의 서방형제 도입도 검토 중입니다. 기존 벨빅은 1일 2회 복용해야 하는데 서방형 제제는 1일 1회 복용하면 됩니다. 복용 편의성은 물론 약효 지속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도입 계약을 맺은 릴리의 편두통치료제 ‘라스미디탄’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신약개발이 최종 성공하면 한국과 대만 동남아시아 7개국 판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불면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스페인 페레의 ‘로레디플론’은 현재 임상 3상 준비 단계입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13개국 판권을 보유하게 됩니다.
미국 TG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있는 유블리툭시맙은 항체표적항암제 리툭시맙의 차세대 바이오베터로 일동제약이 한국, 대만 및 동남아시아 판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미국 바이오의약품 개발회사인 레졸루트(옛 앤트리아바이오)와 주 1회 사용 인슐린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국내 판권을 확보했고 임상 1상을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노바티스의 바이러스성 포진치료제 ‘팜비어’의 국내 판권을 취득했습니다. 이들 제품을 통해 일동제약의 제품 라인업을 두텁게 하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일동제약의 온라인 의약품몰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성공 비결이 무엇인가요.
“지난해 초 자회사인 일동이커머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주문할 수 있는 ‘일동샵’을 열었습니다. 약국들이 제약사에 의약품을 주문할 때도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생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원래 지난해 상반기 기존 거래 약국의 70%가 일동샵 구매로 전환하도록 하는 게 목표였는데 80%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1년여 만에 기존 거래 약국의 90% 이상, 신규 거래처를 포함한 1만3000여 개 약국을 회원으로 확보했죠. 빠른 시간 내 안착할 수 있던 것은 철저히 사전 준비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도 회사 정책을 믿고 따라와줬습니다. 무엇보다 약사들의 신뢰가 밑바탕이 됐습니다. 온라인 구매에 대한 장점과 필요성을 공감한 약국이 동참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 전환율 100% 달성이 목표입니다. 지난해 일동샵을 통한 거래액 규모가 약 7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동샵이 조기 정착한 만큼 이용하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방법을 찾고 개선할 계획입니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주력 사업인 의약품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음료 등 컨슈머헬스케어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습니다. 일동제약의 매출 비중은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비의약품 비율이 대략 6 대 3 대 1로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회사 중 드문 형태로 일동제약만의 특색과 강점이 있다고 봅니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종합헬스케어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입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