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승 목표… LPGA 곧 도전할 것"
입력
수정
지면A29
도전 2018! - 성실의 아이콘 지한솔지한솔(22·동부건설·사진)은 요즘 뜨개질과 십자수에 재미를 붙였다. 동계훈련을 가기 전까지는 월요일마다 골프채를 내려놓고 전문 강사에게서 ‘비법’을 전수했다. 지난해 11월 데뷔 3년 만에 첫승을 올리기 전까진 상상하기 힘든 ‘챔피언’ 지한솔의 여유다.
“갑자기 생각이 바뀐 건 아니고요. 첫승을 하기 전부터 골프를 바라보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연습량이, 성실함이 중요한 게 아니었더라고요.”지한솔은 2015년 당시 신인으로는 최고액을 받고 투어에 데뷔한 ‘샛별’이었다. 재능과 성실을 다 갖췄으니 그의 대성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는데도 퍼팅은 줄기차게 홀을 스치거나 돌아나왔다. 경기에 출전하면 지독한 악몽을 꾸는 날이 많았다. 티 위에 공을 올리는데 계속 공이 떨어지는 꿈, 경기 중 화장실에서 혼자 갇히는 꿈, 바다를 헤엄쳐 건너왔는데 불이 나 있는 꿈….
그는 “연습에 성의를 다하지 않은 탓이라는 자책이 점점 강해졌다”며 “대회가 끝나면 안 되는 샷을 찾아 밤새도록 연습하고, 대회날에는 새벽부터 대회장에 나가 2~3시간씩 퍼팅 연습을 했습니다. 그게 진을 빼는 건지도 모르고….”준우승만 세 번. 반전의 계기가 된 건 한 베테랑 골퍼의 충고였다. ‘진을 빼면 감(感)이 죽는다’는 한마디였다. 죽어도 안 될 것 같은 우승이 기적처럼 찾아왔다. 지난해 11월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에서였다. 첫날 66타를 친 뒤 “어 괜찮네!”라고 했다. 둘째날 또 66타를 받아들자 “어! 뭐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몸이 ‘우승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감이 뭔지를 그때서야 깨달았다.
“이젠 즐기는 골프를 알아가고 싶다”는 지한솔은 올해 든든한 새 후원사까지 찾아 어느 시즌보다 느낌이 좋다. 미국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동계훈련에서 취약했던 쇼트 게임도 알차게 보완했다.
그는 “상반기 1승을 빨리 올려 올해 3승을 채우고 싶다”며 “국내에서 실력을 확인한 뒤 미국 무대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