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 간판 주자들, 주가는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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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갈리는 SK이노·한화케미칼정유·화학업종 내 ‘간판급’이자 그룹 내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의 명암이 주식시장 조정이 시작된 뒤 엇갈리고 있다. 자회사 실적 등의 차이가 부각되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자회사 실적과 배당 차이 부각
2월 중순부터 주가 반대로 움직여
SK이노베이션, 종합화학이 '효자'
한화케미칼은 가공소재가 '발목'
◆조정장에서 드러난 차이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은 올 들어 지난달 초순까지는 증시 흐름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1월 중 강세를 보였다가 코스피지수가 크게 떨어진 지난달 1~9일에 함께 조정을 받았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반등에 성공해 지난 2일엔 1월 말보다 1.46% 상승한 20만7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한화케미칼은 지난달 중순 이후에도 별다른 반등 없이 하락 궤적을 그렸다. 한화케미칼은 지난달 이후 8.52% 떨어져 지난 2일 3만220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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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가른 요인은 자회사
차이가 나는 부분은 본업과 다른 사업을 하는 자회사들의 성과와 배당이다. SK이노베이션은 100%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주력인 에틸렌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생산에 드는 비용을 뺀 금액) 확대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6월 월평균 t당 534.1달러까지 떨어진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1월 733.2달러로 올랐다. 이 기간에 37.27% 증가했다.이에 비해 한화케미칼은 자동차·산업용 소재 등을 생산하는 가공소재 부문(한화첨단소재·한화컴파운드)의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이 부문은 전방 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의 판매 부진과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작년 4분기에 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배당에서도 차이가 났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6400원, 우선주 1주당 64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시행한 중간배당 1490억원(보통주·우선주 1주당 각각 1600원)을 포함해 2016년보다 25% 증가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전년과 같은 보통주 1주당 350원, 우선주 1주당 4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두 종목의 올해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은 SK이노베이션이 30.59%, 한화케미칼이 8.00%다.◆“저평가 매력 부각될 것”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작년만큼 고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5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케미칼은 0.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시 조정국면에서 버티는 힘과 반등국면에서 상승 탄력은 클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과 한화케미칼의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각각 0.92배와 0.77배다. 미국, 독일, 중국의 화학업종 평균치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3개국 화학업종의 평균 PBR은 각각 4.8배, 2.4배, 4.8배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