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모바일 '순항'…리니지M 대항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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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모바일, 출시 다음날 일매출 60억 추정펄어비스의 모바일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이 출시 사흘 만에 양대 앱(응용프로그램) 장터 매출 최상위권에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이틀째인 지난 1일엔 하루 동안 60억원가량 매출을 올리며 순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일평균 매출 25억 전망…리니지M에 근접
주가 '희비'…펄어비스 오르고 넷마블·엔씨 내리고
기세를 몰아 검은사막 모바일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 중인 '리니지M'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매출 우려 잠재운 '검은사막 모바일'
5일 게임 및 증권 업계에 따르면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달 28일 출시 이후 기대 이상의 매출 성적을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구글플레이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 지난 1일 검은사막 모바일은 60억원 이상의 일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게임은 출시 사흘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위를 차지했다.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은 3위로 밀려났다. 애플 앱스토어에선 리니지M까지 제치고 단숨에 1위를 꿰찼다.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첫날 접속 장애와 콘텐츠 오류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게임이 안정화된 이후 이용자 반응은 호의적인 분위기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출시 효과와 휴일 및 월초가 겹친 덕분에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검은사막 모바일의 '착한 과금 모델'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기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주된 과금 방식인 뽑기식 확률형 아이템을 지양하고 있다. 게임에서 판매되는 아이템은 확률형이 아닌 확정형으로, 시간 단축 같은 편의 증대용이나 외형 치장용이 많다.
이에 게임 출시 전 매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게임성에 기반한 다양한 과금 유도 방식이 이를 불식시켰다는 진단이다.연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기대 신작이 등장하지 않은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PC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각각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들은 2분기나 하반기 출시가 예상된다.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가 지난 1월 출시되긴 했지만 인기 대비 매출 순위는 높지 않다.◆끄덕없는 '리니지M' 이번엔?
업계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리니지M의 아성을 위협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리니지M이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뚜렷한 대항마는 없었다. 작년 연말 넷마블의 '테라M'이 잠시 매출 2위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리니지M은 쉽사리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점치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흥행 전망은 밝다.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 여력이 풍부한 점, 확정형 아이템 중심의 과금 체제 등이 점진적 매출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1분기 일평균 매출 전망치를 25억원으로 상향했다.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는 현재 리니지M의 일매출은 30억~40억원 수준이다.
왕좌를 수성해야 하는 리니지M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8일 리니지M의 캐릭터 직업별 기술을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새로운 광고 영상도 공개했다.게임사들의 주가도 시장의 지각변동 조짐을 반영하고 있다. 올 들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각각 20%, 16%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펄어비스 주가는 14% 상승했다. 특히 펄어비스는 전 거래일 17% 넘게 급등하며 한때 코스닥시장 시총 5위까지 올라왔다.
이는 최근 신작을 내놓은 게임주(株)의 주가 사이클과도 다른 모습이다. 통상 게임주는 신작 기대감이 출시 전 주가에 선반영되고, 출시 직후 차익실현으로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펄어비스 주가에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기대감이 선반영된 상황으로, 기대를 웃도는 성과가 발생하면 오히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져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