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대화로 급선회한 이유는…핵무기·중국·러시아"

美언론인, WP 칼럼서 "이번에는 세가지 측면서 과거와 다를 것"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본 드렐은 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대화 의지를 표명하며 갑자기 '평화'를 말하고 나선 배경에는 핵과 중국, 러시아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미국 언론인이자 칼럼니스트인 드렐은 이날 WP 칼럼을 통해 과거 북한이 변화를 약속했다가 이를 번복한 전력이 있지만, 최근의 남북 간 해빙이 새로운 대화로 이어진다면 이번에는 과거와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 번째로 북한의 핵무기는 이제 더는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달성된 현실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 때문에 현재 김 위원장은 협상에서 과거보다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 있으며, 일시적으로 숨 쉴 공간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영속적인 합의를 목표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두 번째로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그의 미래 모델로 삼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동안 김 위원장 일가는 현대화가 그들의 권력을 위협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자유화가 정치적 독재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면서 김 위원장이 자신 역시 북한을 완전히 고립시키지 않고도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을지도 모른다고 드렐은 주장했다.그는 세 번째로 북한이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한 안전 보장 수단을 확보할 전망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을 건설하고 싶어 안달하고 있다.

만약 북미 대화로 이 사업에 영향을 주는 대북 제재가 풀리고 북한을 통과하는 러시아 가스관이 건설되면 이는 북한 한복판에 러시아의 주요 전략적 자산이 생기는 것이고, 김 위원장이 러시아의 우산 아래 숨을 수 있는 만큼 미국의 공격에 대비한 충분한 '보험'이 될 것이라고 드렐은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