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웃음·큰 몸짓… 아버지와 확 다른 '김정은 스타일'

대북 특사단이 본 김정은

집무실 노동당사 최초 공개
사상 첫 '판문점 정상회담'
'정상국가 리더' 부각 노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이 과거 ‘은둔의 독재자’라 불렸던 아버지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상당히 파격적이고 개방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4월 말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장소로 평양이 아닌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을 선택하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사단에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당사를 공개했다. 선대와 다른 ‘정상국가의 지도자’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히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외교전을 펼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2011년 권력 승계 이후 외국 정상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외교 부문은 주로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도맡아 왔다. 2013년 10월 방북한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도 김영남과 회담했을 뿐, 김정은은 만나지 못했다. 김정은으로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정상외교의 첫걸음인 셈이다.김정은을 면담한 특사단은 그의 외교스타일에 대해 “솔직하고 대담하다”고 평했다. 특사단은 김정은이 “체제안전이 보장되면 북한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이해한다”고 하는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전달한 것에 강한 인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김정은은 특사단과 만난 자리에서 자주 웃었고, 큰 몸짓을 섞어가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특사단은 지난 5일 노동당 본관에서 진행된 김정은과의 면담에서 발표문 6개 항목 내용을 대부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특사단의 다른 일정도 공개됐다. 특사단은 5일 김정은과의 만찬 후 고방산 초대소에서 묵었고, 6일 오전 11시부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실무회담을 했다. 실무회담 뒤엔 북측 참석자들과 함께 평양 옥류관에서 오찬을 함께한 뒤 순안공항으로 이동, 공군 2호기 편으로 돌아왔다.

이미아/조미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