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대한항공] 해외여행 폭발적 증가에 매출 고공비행… 원화 강세로 환차익도 '짭짤'
입력
수정
지면B4
대한항공 강점 분석대한항공은 161대 항공기로 세계 43개국, 123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는 최대 국적 항공사다. 국내외 여객화물 수송과 항공기 개발·제작·정비, 기내식 사업까지 항공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을 하고 있다. 지상 조업(한국공항), 호텔(한진인터내셔널), 레저(왕산레저개발) 등 자회사를 두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
대한항공은 지난해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대규모 외화 환산 이익이 증가한 덕분에 사상 최대인 907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국제 여객 55.4%, 국내 여객 4.3%, 화물 23.8%, 항공우주 6.2% 등이다. 지난해 항공우주 부문을 제외하고는 전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늘어났다. 특히 화물 부문이 매출 증가를 주도했다.고성장하는 항공 여객 시장
2000년대 중반 저비용항공사(LCC) 등장으로 항공 운임이 하락하고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내국인 출국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출국 수요는 2009년 이후 8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두 자릿수대로 증가했다. 한국의 해외 여행 침투율(출국자 수/인구)이 이제 막 50%를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항공 여객 시장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현재 국내 출국 수요를 주도하고 있는 20~30대조차 침투율이 70%가 채 되지 않는다.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평균 해외 여행 횟수는 2.6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인구가 연간 한 차례도 해외 여행에 나서지 않고 있는 만큼 항공 여객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간 국내 장거리 노선 여객 증가율을 살펴보면 미주 노선 여객이 연평균 6.5%씩 성장해 2012~2014년 연평균 성장률(3.5%) 대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유럽 노선 여객은 연평균 11%씩 늘어나 지난해 사상 최대인 535만여 명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사들의 장거리 노선 확대로 신규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수익성이 높은 장거리 노선 수요 확대는 장거리 노선 취항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항공과 합작으로 실적 개선대한항공은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교통부로부터 조인트벤처 설립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한국 정부도 지난 1월 제2터미널을 개장한 인천국제공항의 환승 여객 확대를 위해 조인트벤처 설립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트벤처가 설립되면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경쟁력은 한층 높아진다. 2011년 미국 유나이티드-콘티넨털홀딩스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일본 항공사 전일본공수(ANA)는 이후 5년간 미주 노선 RPK(항공편당 유상 승객 수에 비행 거리를 곱한 수치)가 연평균 14.9%씩 늘어났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RPK는 조인트벤처 설립 이후 연 3~4% 수준씩 추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 상승 부담 크지 않아2017년 국내 항공 여객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1억4330만 명을 기록했다. 2016년보다 증가율이 다소 하락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입국자 수가 감소한 게 타격이 컸다.
올해는 경기 회복과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에 힘입어 출국 수요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항공 여객 수는 지난해보다 9.8% 늘어난 1억5730만 명이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사의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유류 할증료가 적절히 인상되면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하락 위험은 크지 않다. 지난해 연평균 항공 유가가 전년 대비 22.3% 상승하는 동안 유류 할증료는 6개월 동안 징수됐다. 그중 4개월은 요율이 낮은 1단계 유류 할증료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1월 3단계, 2월 4단계, 3월 5단계 유류 할증료가 적용됐다. 올해 연평균 항공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올라 지난해와 비슷한 상승 폭을 보인다고 가정해도 유류 할증료 상향 조정과 할증료 징수 기간 확대에 따라 항공사가 체감하는 비용 부담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youngho52.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