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네이버 FARM] 1시간에 372판… 피자도 굽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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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업계 아마존 꿈' 줌피자
쉐이크쉑·MS 출신이 창업
로봇·빅데이터로 경영혁신
실리콘밸리서 4800만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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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이 잘 된 한 피자 가게의 풍경이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 한두 명이 하면 될 일을 이토록 많은 이가 나눠서 할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들이 함께 만드는 피자 수가 한 시간에 372판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궁금증은 더 커진다.궁금증은 페페, 조르지오, 마르타, 브루노, 빈첸조의 모습을 보면 풀린다.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 하나인 줌피자는 로봇이 만드는 피자를 앞세워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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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피자가 로봇을 도입한 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스위스의 로봇 제조회사 ABB로보틱스와 협업해 피자 로봇을 제작했다. 2016년 4월 처음 로봇이 만든 피자가 생산됐을 때는 마르타와 브루노 등 두 대의 로봇만 있었다. 이후 페페와 조르지오, 빈첸조가 추가됐고 최근에는 도우를 얇게 펴는 일도 도우봇에 맡겼다.
치즈를 촘촘히 뿌리고 새우 등 핵심 토핑을 올리는 것은 사람이 한다. 피자를 자르는 것도 사람이 기계를 조작해야 한다. 생산라인에 아직 2~3명의 직원은 필요하다.피자 배달 트럭에 56개의 미니 오븐을 장착해 배송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피자를 굽는 것도 줌피자의 특징이다. 식은 피자가 배달되는 일은 없다. 배달된 피자 상자를 펼치면 TV 광고에서 나오는 지글지글 끓는 치즈를 보게 된다. 콜린스 최고경영자는 “위성위치기반 분석 알고리즘과 실시간 도로 상황 데이터를 결합해 최적의 배달 경로를 찾아내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2년간 200만달러(약 22억원)의 매출을 올린 줌피자의 도약은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먼저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0월 4800만달러(약 513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자금은 주로 배달 지역을 확대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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