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현장진단키트로 알레르기 예방부터 범죄 현장 분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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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하 프라임포디아 대표"우리는 현장진단검사(POCT)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중입니다. 양방향 알레르기 진단키트부터 범죄현장의 혈흔 진단키트까지 발을 넓히고 있습니다."
양방향 알레르기 진단기기,혈흔 진단키트 개발 중
프라임포디아는 현장진단검사 전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으로 이미 20여 개에 이르는 제품을 개발하거나 출시했다. 오규하 대표(44·사진)는 2001년부터 현장진단검사 분야에 뛰어든 베테랑이다. 그는 "노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뎅기열 등 다양한 질환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현장진단키트를 상용화하는 능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현장진단키트를 제작하려면 단일클론항체를 만들어야 한다. 단일클론항체는 하나의 항원결정기에만 반응하는 항체다. 쥐에 항원을 주입해 항체가 형성되면 B세포(항체를 만드는 세포)를 추출한 뒤 암세포와 결합시킨다. '하이브리도마'라고 하는 이 세포는 항체를 무한히 생산한다. 이렇게 창출되는 여러 항체 가운데 필요한 항체를 골라내는 작업이 '클로닝'이다.
오 대표는 "클로닝을 혁신해 단일클론항체의 제작 기간을 6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했다"고 했다. 기존 방식은 액체 상태의 배지에 섞여 있는 하이브리도마에서 특정 항체를 선별했기 때문에 클로닝이 어려웠다. 이 회사는 액상의 배지를 고체화한 뒤 하이브리도마를 클로닝한다. 현장진단키트 제작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된 배경이다.
프라임포디아의 또 다른 차별점은 항원과 항체가 결합했음을 알려주는 신호물질의 성능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항원과 항체의 크기는 제각각이다. 신호물질로 주로 쓰이는 금 나노입자가 지나치게 크면 항원과 항체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반대로 금 나노입자가 너무 작으면 검사 결과가 잘 보이지 않는다. 오 대표는 "항원과 항체가 결합하는 양상에 따라 적합한 크기의 신호물질을 사용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두 기술을 바탕으로 오 대표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두 가지다. 양방향 알레르기 진단기기와 혈흔 진단키트다.
양방향 알레르기 진단기기는 환자의 알레르겐(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식품에 포함된 알레르겐도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알레르기 환자들이 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식사 전 알레르겐이 있는지 검사하면 아나필락시스(알레르겐에 의해 발생하는 전신 반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혈흔 진단키트는 경찰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같은 수사기관에 유용한 도구가 될 전망이다. 범죄 현장에 남은 혈흔이 남성 또는 여성의 것인지, 사람 또는 동물의 것인지, 혈흔이 떨어진 지 얼마나 됐는지 판별하는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오 대표는 "수사기관의 요구를 추가로 반영해 더 우수한 기기를 제작할 것"이라고 했다.2016년 설립된 프라임포디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2억2000만원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8억이다. 오 대표는 "현장진단검사 범위를 사람에서 동식물로 확장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