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이중섭·구사마 야요이… 130억대 미술 경매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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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옥션 21일 봄 경매…미술품 219점 출품
김환기 '남동풍 24-Ⅷ-65'
추정가 9억~20억원에 나와
구사마 야요이 'Infinity Net'
11억5000만~15억원에 경매
이중섭 양면화도 새주인 찾아
단색화가 작품들도 두루 출품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오는 21일 봄 경매에 출품된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금빛 점화 ‘인피니티 넷’을 감상하고 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803/AA.16182836.1.jpg)
구사마의 11억5000만~15억원대 금빛 점화를 비롯해 이중섭, 김환기, 유영국,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의 그림, 추사 김정희 글씨, 권진규의 조각, 명품 바이올린(프랑스 바이올린 제작자 오노레 데라지의 1860년 작품) 등 국내외 유명작가 작품 219점이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진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오는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 경매장에서 여는 봄 경매를 통해서다. 경매에 나온 작품의 낮은 추정가 총액은 130억원으로, 작년 12월 겨울 경매(130억원)와 같은 규모다.
![김환기의 ‘남동풍 24-Ⅷ-65’.](https://img.hankyung.com/photo/201803/AA.16182075.1.jpg)
국내 미술시장의 ‘대장주’ 김환기 작품은 8점이 나와 있다. ‘환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매에 응찰해볼 만하다. 1965년 뉴욕에서 제작된 ‘남동풍 24-Ⅷ-65’는 추정가 9억~20억원에 올려져 이날 경매 최고가에 도전한다. 물감을 얇게 발라 올라가며 밑의 색채가 비쳐 보이게 칠한 화면구도가 특징이다. 2013년 12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한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 경매에서 5억5000만원에 낙찰된 후 다시 시장에 나왔다. 1967년 뉴욕에서 제작된 반추상화 ‘달’(Moon·4억원), 1950년대 제작된 ‘매화와 달과 백자’(5억5000만~12억원), 종이에 펜과 수채로 그린 작품 ‘새’(2700만원)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새 주인을 찾는다.지난 7일 서울옥션의 봄 경매에서 ‘소’로 작가 자신의 최고가(47억원)를 세운 이중섭의 양면화(화면의 앞과 뒤에 그린 작품)도 경매한다. 앞면에 게와 아이들을 해학적으로 표현했고, 뒷면에 닭과 게를 그려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응축했다. 추정가는 2억~5억원이다.
이우환, 박서보, 정상화, 유영국, 윤형근 등 국내 대표 단색화가 작품도 두루 출품됐다. 박서보의 1977년 초기 작품 ‘묘법 No. 23-77’(9억~16억원), 이우환의 1987년작 ‘바람과 함께 S8708-50’(2억2000만~4억5000만원)이 나와 있고, 정상화의 1988년 작 ‘무제 88-7-18’은 3억원부터 경매를 시작한다. 김창열의 1977년 대작 ‘물방울 No.L1’(5억~6억원), 구상조각의 거장 권진규의 수작 ‘여인좌상’도 눈길을 끈다. 해외 작품으로는 구사마의 ‘인피니티 네트’(11억5000만~15억원) 외에 미국 팝아티스트 거장 호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라우젠버그, 알렉스 카츠 등의 수작도 경매에 올라온다.
◆추사 서예작품도 눈길불교 관련 작품과 글씨, 도자기 등 희귀한 고미술품도 대거 경매에 부쳐진다. 추사 글씨가 단연 돋보인다. 스승 옹방강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담아 쓴 행서대련 ‘죽재·화서(竹齋·花嶼)’와 해서 ‘소령은(小靈隱)’ ‘복초재시집(復初齋詩集)’ 등 세 점으로 구성됐다. 추정가는 2억~3억원이다. 부처의 염화미소(拈花微笑: 꽃을 집어 들고 웃음을 띠다)를 엿볼 수 있는 ‘석조여래좌상·석조대좌’, 비단에 금분을 발라 불교의 수호신을 표현한 ‘제석천룡도(帝釋天龍圖)’ 등도 비교적 싼 가격에 새 주인을 찾는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국제 미술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맞고 있어 김환기를 비롯한 근현대 화가, 단색화, 고미술품 등을 고루 내놓는다”고 말했다. 출품작은 21일 신사동 본사 전시장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