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한 푼도 안 받은 장동우 우리은행 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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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32시간 일하고도 연간 보수 0원지난해 금융지주 및 은행 사외이사의 보수가 7000만~8000만원에 이르렀지만 연간 332시간을 근무하고도 보수를 한 푼도 받지 않은 사외이사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 대신해 우리은행 경영에 참여하는 것에 보람
사외이사 보수 안 받는 건 사모펀드 업계 불문율"
주인공은 우리은행 사외이사인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장 대표를 포함해 5명이며 최대 722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금융사 사외이사 중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외이사는 최영휘 KB금융 이사회 의장으로 9500만원이었다.장 대표는 지난 한 해 우리은행 이사회 16회 참석을 포함해 이사회운영위원회(2회), 감사위원회(12회), 보상위원회(6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15회) 등 총 51회의 이사회와 위원회에 참석했다. 총 근무시간만 332시간이다.
그러나 장 대표는 지난해 사외이사 활동과 관련해 아무런 보수를 받지 않았다. “지분 투자에 참여한 주주들을 위해 우리은행이 안정적으로 흘러가도록 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것이 장 대표의 설명이다.
장 대표가 운영하는 IMM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11월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구성해 우리은행 지분 6%를 인수했다. 금융위는 2개월 뒤인 지난해 1월 IMM PE의 우리은행 지분 취득을 승인했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IMM PE를 비롯해 한화생명·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동양생명 등 과점주주가 추천한 인물들로 구성됐다. IMM PE에서는 장 대표가 참여했다.장 대표는 “사실 보수를 받아도 상관은 없지만 투자 대상기업에서 개인적 수입을 올려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은행 투자자로서 또 해당 지분의 참여자를 위해서 우리은행이 잘되는 데 초점을 맞춰 사외이사 활동을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MM PE에는 연기금·공제회 등 40여 개 기관이 참여했다.
장 대표는 이 같은 방침이 사모펀드업계의 ‘룰’과도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분투자한 회사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사모펀드업계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해당 활동에 대한 보수를 받지 않는다”며 “이는 사모펀드업계의 관행이자 불문율”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