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1년' 여전히 둘로 쪼개진 광장… "헌법개판소냐" vs "더 철저히 처벌"

서울 도심 곳곳서 찬반집회
‘탄핵 1주년’을 맞은 10일 서울 곳곳에서 ‘태극기 집회’와 ‘촛불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서울역, 대한문, 안국역 등에서 5만 명을 웃도는 시민이 ‘탄핵 무효’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애국당이 연 ‘불법 탄핵 1년 규탄·태극기 애국열사 1주기 추모 집회’(왼쪽)에는 1만~2만 명이 집결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종북 좌파 세력이 거짓, 선동, 음모, 조작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8명의 헌법재판관과 박영수 특별검사 등을 비판하는 ‘헌법개판소’ 장례식 퍼포먼스가 진행돼 주목받았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등 120여 개 보수단체는 안국역 일대에 모여 탄핵 반대 집회에서 사망한 시민 4명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대한문에서는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태극기행동본부 등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광화문 일대에서는 진보단체의 탄핵 1주년 기념 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탄핵 1년, 세월호 참사 4년 광화문시민문화제’(오른쪽) 참가자들은 ‘책임자를 처벌하라’ ‘끝까지 진상 규명’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색 피켓을 들었다.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등 대학생 단체도 ‘촛불 요구 실현’ 등을 주장하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대학생 국회’ 행사를 진행했다.집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성토와 옹호의 목소리도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서동민 씨(26)는 “전 정부에 들이댄 잣대가 현 정부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50대 중반의 현모씨는 “그간 좌파 정권이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쳤지만 ‘미투 폭로’로 민낯이 드러났다”고 했다.

반면 광화문에 나온 최미선 씨(50)는 “1년 만에 모든 게 바뀔 수는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관계에서 평화를 되찾았고 정치적으로는 시민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1년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