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10차 방위비분담 첫 협의서 입장교환… "힘든 협의될듯"

액수·기간·제도개선 관련 각자 입장 밝혀…내달 한국서 차기협의
美, '사드 운용비용 포함 요구' 가능성…당국자 "판단에 맡긴다"
한미는 2019년부터 적용될 제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지난주 열린 첫 회의에서 액수, 유효기간, 제도 개선 등 쟁점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확인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방위비 협의에 정통한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미 양측은 금번 회의에서 방위비협정 개선을 위한 각자 입장을 설명하고 폭넓은 의견 교환의 기회를 가졌다"며 각자 밝힌 입장에는 액수, 기간, 제도개선 등 3가지 실무적인 요소들이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탐색적, 초보적 의견교환이었다"면서도 "굉장히 힘든 협의가 될 것이라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상호 신뢰와 존중의 정신 하에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7∼9일(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사흘간 열린 첫 고위급 회의에서 총 5차례 공식 회의를 진행하고, 한차례 수석대표간 비공식 협의를 진행했다.첫날은 한미동맹 강화와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양측의 기여를 설명했고, 2∼3일차에는 서로 자국 입장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힘든 협의'라고 언급한 근거에 대해 "각자의 생각과 입장이 있기 때문에 한두 번 회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여러 번 만나는 것은 입장이 다르니 만나는 거 아니겠는가.

같으면 만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그는 또 어려움이 예상되는 측면이 분담금의 총액 부분인지 제도 개선 측면인지를 질문받자 "모든 것이 다 연계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또 미측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운용 비용을 한국 측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거론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분 판단에 맡긴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SMA, 주한미군의 주둔 여건에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진행한다고 했고, 그 이상은 말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외교부 당국자는 방위비 분담의 방식을 '총액형'으로 할지, '소요충족형'으로 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로서는 이 SMA 제도가 한미동맹 및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SMA를 하는데 투명성과 책임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양측 모두 연합방위태세 강화와 한미동맹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금번 방위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한국 측의 예산 편성 일정을 감안한 가운데 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으며 차기 협의는 4월 두 번째 주에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탐색전을 두 번 하기는 좀 그렇다"며 다음 회의 때부터 분담 규모를 둘러싼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밖에 그는 "매 회의가 끝날 때마다 국회에 설명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이끈 우리 정부 대표단과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를 수석대표로 하는 미국 정부 대표단은 7∼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협정 체결을 위한 '제1차 고위급회의'를 진행했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을 말한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각종 미군기지 내 건설 비용, 군수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쓰인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은 한국이 시설과 부지를 무상으로 미국에 제공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에 따르는 모든 경비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한미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에 따라 1990년대부터 미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유지 비용을 부분적으로 한국이 부담토록 해왔다.

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분담금은 9천507억원 선이다.양국은 1991년 제1차 협정을 시작으로 총 9차례 특별협정을 맺었으며 2014년 타결된 제9차 협정은 오는 12월31일로 마감되기에 2019년 이후분에 대해 연내에 타결을 봐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