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금리인상 '피난처'로 뜨는 단기채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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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9
이달 21개 펀드에 1572억 순유입… 장기채펀드선 자금 대거 이탈
만기 6개월이내 채권에 투자
금리 올라도 평가손 위험 적어
연초 이후 수익률 0.36% '안정적'
국공채펀드, 한 달간 2089억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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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존 만기 반년 이내 채권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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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에 만기가 많이 남은 채권은 피해야 할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치가 떨어지면서 평가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채는 사정이 다르다. 오춘식 유진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상무)은 “단기채는 가입 후 몇 개월만 지나면 원금을 찾을 수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표면금리만큼의 이익을 안전하게 챙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단기채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36%로 국내 채권형펀드(0.15%)나 해외 채권형펀드(-0.72%) 평균보다 나은 수익을 냈다.지난달 이후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도 단기채펀드의 매력을 높였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올 들어 2.85%의 손실을 냈다. “증시 등락에 불안해하느니 안정적으로 원금을 지킬 수 있는 단기채를 ‘피난처’로 삼겠다는 수요가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직격탄 맞은 국공채펀드
국공채펀드에서는 2089억원이 유출됐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한·미 간 금리역전 우려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장기채 위주의 공국채펀드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채권형펀드에서도 최근 한 달 동안 1665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신흥국 채권펀드에만 210억원이 들어왔을 뿐이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은 아직까지는 글로벌 금리 인상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라질과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채권가치 하락을 우려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달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채권형펀드 안에서도 인기와 수익률이 더욱 차이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춘식 본부장은 “해외 채권형펀드는 환노출형 상품이 많기 때문에 환율 움직임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