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무역전쟁에 중국·일본 등 미국 국채 매입 줄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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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증권 '통상전쟁' 보고서
각국, WTO제소 등 마찰 부담
국채매입 줄여 간접보복 가능성
최근 5개월간 미국 재정적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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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증권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의 통상전쟁이 미 국채에 대한 해외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통상전쟁을 격화시켰다.비자이 파텔 ING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이 철강 관세에 대응해 같은 규모의 미국 상품에 보복관세를 물리거나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 있지만 직접적 마찰을 부르거나 시간이 걸린다”며 “이에 따라 미 국채 매입을 줄이는 식으로 간접보복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트럼프 정부는 수출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대규모 무역적자를 줄인다는 이유로 달러화 가치 약세를 선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까지 급증하고 있다.
이날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다섯 달 동안 재정적자가 전년 동기 대비 400억달러(12%) 불어난 391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약달러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약달러는 다른 나라의 미 국채 매입을 꺼리게 하거나 보유 중인 미 국채 매각을 부추길 수 있다.파텔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는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중국 일본 등이 투자 다각화(미 국채가 아닌 다른 자산에 투자)에 나설 충분한 사유이며 통상전쟁은 이런 자산 다각화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촉매”라고 주장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