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 북미회담 어디서 열릴까… NYT, 후보지 9곳 소개

"판문점, 가장 가능성 높아"…평양·워싱턴·베이징·모스크바
제네바·스톡홀름·울란바토르에 이어 제주도도 후보지로 꼽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세기의 담판이 될 첫 정상회담 장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회담 장소가 갖는 정치적 의미에 비춰 양측 간 샅바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일부 백악관 관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결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판문점과 제주도, 평양, 워싱턴DC, 베이징, 제네바, 모스크바, 스톡홀름, 울란바토르 등 9곳을 후보지로 소개했다.

이 중 판문점이 가장 유력한 장소로 꼽힌다.분단의 상징성이 있는 데다 북미 모두에 부담이 적은 곳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 간 회담이 열린 데다 4월 말엔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인 판문점 '평화의 집'을 지목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11일 "스위스·스웨덴·제주도 등 장소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 판문점도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본다"고 말했다.평양과 워싱턴DC도 주목받는 곳이나 난점이 적잖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에 불러들였다거나 김 위원장이 미국의 수도에 당당히 입성했다고 주장하는 등 대내외 '선전전'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NYT는 평양에서 회담이 개최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집단체조를 관람했고, 당시 북측은 집단체조에서 미사일 장면을 시연해 북한과 미사일 협상을 위해 방북한 올브라이트 장관을 난처하게 한 적이 있다.

워싱턴DC 역시 가능성이 없진 않으나 김 위원장이 첫 해외 방문지로 미국의 수도를 택하는 것이 쉽잖은 데다 미국측으로서도 북측에 선전 기회를 주는데 주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격적으로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수용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을 뛰어넘는 행보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제주도를 제안한 것을 소개하며 이곳을 후보로 올렸으며, 서울 등 다른 도시보다 경호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과 모스크바도 후보지로 꼽혔다.

베이징은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자주 방문했던 곳이자 북핵 6자회담이 열렸던 곳이다.

일각에선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 유치를 희망할 수 있지만 북·중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북측이 거절하면 중국의 체면이 구겨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모스크바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2015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모스크바를 찾는 게 좋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네바는 김 위원장이 유년시절인 1990년 후반 유학을 했던 곳으로 다른 어떤 장소보다 친밀한 곳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간 1.5트랙(반민 반관) 접촉 장소로 애용돼왔던 스톡홀름에 대해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조만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상회담 후보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제안한 울란바토르도 후보지로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