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직접 나와라' 대북 기싸움 개시… 정상회담 속도에도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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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의 '가보지 않은 길'…한·미 공조 가속화
트럼프 속도전에 여권서도 호흡조절론…틸러슨도 "느긋하게" 신중모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의 밑그림 그리기를 위한 '고차방정식'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랐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서둘러 워싱턴 DC로 '호출'된 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금주 방미길에 오르는 등 한미 간 공조 속에 비핵화 퍼즐 맞추기를 위한 움직임도 한층 빠르게 돌아가는 양상이다.
북미정상회담 자체가 실현된 전례가 없는 '가보지 않은 길'인 데다 북미 두 최고지도자의 파격적 스타일과 맞물려 어떤 판이 짜일지는 더욱 안갯속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전식 승부수를 놓고 워싱턴 조야뿐 아니라 백악관과 공화당 등 여권 내에서도 '위험부담'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으며 '속도 조절론'이 확산하고 있어 주목된다.특히 틸러슨 장관이 "북한으로부터 어떤 것도 직접 듣지 못했다.
직접 듣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의 직접적 입장표명을 촉구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북미 간 샅바 싸움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 회담 장소는…판문점 유력 거론 속 '깜짝 카드' 배제 못 해 = 백악관은 아직 시간과 장소에 관해 얘기하긴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벌써 '세기의 담판'이 열릴 역사적 장소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청와대가 판문점도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는 전망을 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도 12일(현지시간) 판문점과 제주도, 평양, 워싱턴 DC, 베이징, 제네바, 모스크바, 스톡홀름, 울란바토르 등 9곳을 후보지로 소개하며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 집'을 유력한 장소로 꼽았다.
분단의 상징성이 있는 데다 북미 모두에 부담이 적은 곳이라는 점에서다.
다만 백악관의 라즈 샤 부대변인은 전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백악관'이나 '평양'으로 정해질 가능성도 완전히 닫진 않았다.두 사람의 예측불허 스타일을 고려할 때 마음만 먹으면 어느 곳에서든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소에 따라 정치적 의미도 달라지기 때문에 북미 간 기 싸움 가능성도 없지 않다.
◇ 회담 조타수는 결국 트럼프ㆍ백악관…"북, 직접 답하라" = 틸러슨 장관의 조기 귀국은 회담 판짜기를 위한 준비 작업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9일 시간과 장소 선정을 첫 관문으로 꼽으며 이를 조율하는데 "몇 주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북미 외교수장인 '틸러슨 장관-리용호 외무상' 채널의 가동 가능성이 점쳐진다.
틸러슨 장관이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거나 리 외무상이 유엔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 등 미국으로 오는 방법, 제3국에서의 접촉 등이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최근 승진한 대미 통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북측 대표로 내세운 실무접촉 가능성도 있는 가운데 미국 측 대북라인 공백 상황에 비춰 북미정상회담의 다리를 놓은 한국이 다시 한 번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직접 입장표명을 압박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공식 대화 제의를 받은 뒤 북미가 물밑 협상을 벌인 뒤에라야 북미정상회담의 개최가 공식 논의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 실패의 확률을 낮추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번 북미대화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정상들이 직접 담판을 짓는, 전례 없는 '톱 다운'(Top Down)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상황을 주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의 한 핵심인사도 "대통령을 정점으로 백악관이 직접 다뤄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전날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주도할 것이라며 "과거 합의 실패의 전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CIA 차원에서 대통령에 대한 정보 제공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 '빈손 회담' 우려도…틸러슨 "느긋하라고 말하겠다" = 트럼프 대통령의 드라이브를 놓고 워싱턴 주변에서 우려 섞인 시선도 확산하고 있다.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행동'을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언급한 듯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에 백악관이 "새로운 전제조건을 의미한 게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북한에 이용당하는 '빈손 회담'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선결 조건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백악관과 여권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의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동아태 소위원장이 '북한의 과거 비핵화 합의 이행'을 선결 조건으로 제안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와 관련, 민간연구소인 국가이익센터(CFT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이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에 기고한 글에서 ▲ 한미일의 비핵화 목표 공유 ▲ 회담 장소에서 평양 배제 ▲ 한미 연합군사훈련 지속 ▲ 최대 압박 작전 유지 등을 '북한에 속지 않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틸러슨 장관도 이날 귀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아직 "매우 초기단계"라며 "나는 느긋하라고 말하겠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
트럼프 속도전에 여권서도 호흡조절론…틸러슨도 "느긋하게" 신중모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의 밑그림 그리기를 위한 '고차방정식'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아프리카 순방길에 올랐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서둘러 워싱턴 DC로 '호출'된 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금주 방미길에 오르는 등 한미 간 공조 속에 비핵화 퍼즐 맞추기를 위한 움직임도 한층 빠르게 돌아가는 양상이다.
북미정상회담 자체가 실현된 전례가 없는 '가보지 않은 길'인 데다 북미 두 최고지도자의 파격적 스타일과 맞물려 어떤 판이 짜일지는 더욱 안갯속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전식 승부수를 놓고 워싱턴 조야뿐 아니라 백악관과 공화당 등 여권 내에서도 '위험부담'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으며 '속도 조절론'이 확산하고 있어 주목된다.특히 틸러슨 장관이 "북한으로부터 어떤 것도 직접 듣지 못했다.
직접 듣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의 직접적 입장표명을 촉구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북미 간 샅바 싸움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 회담 장소는…판문점 유력 거론 속 '깜짝 카드' 배제 못 해 = 백악관은 아직 시간과 장소에 관해 얘기하긴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벌써 '세기의 담판'이 열릴 역사적 장소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청와대가 판문점도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는 전망을 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도 12일(현지시간) 판문점과 제주도, 평양, 워싱턴 DC, 베이징, 제네바, 모스크바, 스톡홀름, 울란바토르 등 9곳을 후보지로 소개하며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 집'을 유력한 장소로 꼽았다.
분단의 상징성이 있는 데다 북미 모두에 부담이 적은 곳이라는 점에서다.
다만 백악관의 라즈 샤 부대변인은 전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백악관'이나 '평양'으로 정해질 가능성도 완전히 닫진 않았다.두 사람의 예측불허 스타일을 고려할 때 마음만 먹으면 어느 곳에서든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소에 따라 정치적 의미도 달라지기 때문에 북미 간 기 싸움 가능성도 없지 않다.
◇ 회담 조타수는 결국 트럼프ㆍ백악관…"북, 직접 답하라" = 틸러슨 장관의 조기 귀국은 회담 판짜기를 위한 준비 작업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9일 시간과 장소 선정을 첫 관문으로 꼽으며 이를 조율하는데 "몇 주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북미 외교수장인 '틸러슨 장관-리용호 외무상' 채널의 가동 가능성이 점쳐진다.
틸러슨 장관이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거나 리 외무상이 유엔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 등 미국으로 오는 방법, 제3국에서의 접촉 등이 가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최근 승진한 대미 통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북측 대표로 내세운 실무접촉 가능성도 있는 가운데 미국 측 대북라인 공백 상황에 비춰 북미정상회담의 다리를 놓은 한국이 다시 한 번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직접 입장표명을 압박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공식 대화 제의를 받은 뒤 북미가 물밑 협상을 벌인 뒤에라야 북미정상회담의 개최가 공식 논의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 실패의 확률을 낮추겠다는 차원으로 보인다.
이번 북미대화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정상들이 직접 담판을 짓는, 전례 없는 '톱 다운'(Top Down)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상황을 주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의 한 핵심인사도 "대통령을 정점으로 백악관이 직접 다뤄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전날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주도할 것이라며 "과거 합의 실패의 전철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CIA 차원에서 대통령에 대한 정보 제공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 '빈손 회담' 우려도…틸러슨 "느긋하라고 말하겠다" = 트럼프 대통령의 드라이브를 놓고 워싱턴 주변에서 우려 섞인 시선도 확산하고 있다.
'북한에 의한 구체적인 조치와 행동'을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언급한 듯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에 백악관이 "새로운 전제조건을 의미한 게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북한에 이용당하는 '빈손 회담'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선결 조건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백악관과 여권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의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동아태 소위원장이 '북한의 과거 비핵화 합의 이행'을 선결 조건으로 제안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와 관련, 민간연구소인 국가이익센터(CFT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이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에 기고한 글에서 ▲ 한미일의 비핵화 목표 공유 ▲ 회담 장소에서 평양 배제 ▲ 한미 연합군사훈련 지속 ▲ 최대 압박 작전 유지 등을 '북한에 속지 않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틸러슨 장관도 이날 귀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아직 "매우 초기단계"라며 "나는 느긋하라고 말하겠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