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1위 하겠다 지켜봐달라"… 최신원의 SK매직, 매직 본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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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발표회 참석해 직원 격려“비밀이 새나갈까 봐 조바심내며 애지중지 개발한 ‘작품’들입니다.” 1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생활가전렌털업체 SK매직의 신제품 발표 현장에서 만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말이다. 신제품 개발을 직접 챙겼음을 알 수 있었다. 최 회장은 “국내 렌털시장에서 1등을 하겠다”며 “지켜봐달라”고 했다.
2년전 SK네트웍스 구원투수로
'공유경제가 미래다' 사업 집중
렌터카·가전렌털로 주력사업 변화
SK매직, 2020년 매출 1조 달성
AI접목 SK그룹과 다양한 협업
의류관리기 등 신시장 진출
2019년 하반기 상장 목표
SK네트웍스는 2016년 11월 동양매직을 인수, 렌털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날 행사는 인수 후 작년 6월 취임한 류권주 SK매직 대표의 첫 간담회이자 첫 신제품 발표회였다. 최 회장은 행사에 참석해 전시된 신제품을 일일이 확인하고 직원들을 독려했다.◆재창업의 키워드는 공유경제
“SK그룹의 모태 기업으로서 자부심을 되찾자.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SK네트웍스를 혁신하겠다.” 2016년 4월7일 위기에 처한 SK네트웍스에 ‘구원투수’로 복귀한 최 회장의 취임 일성이었다. 그는 서울 을지로 본사로 첫 출근해 부친인 최종건 SK 창업주 동상에 큰절을 하며 각오를 다졌다. SK네트웍스 실적은 5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각각 27조9355억원, 2516억원이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6년 18조4574억원, 167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최 회장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패션사업은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했다. 재승인에 실패한 면세점사업은 철수했다. LPG사업을 SK가스에, 유류 도매유통사업은 SK에너지에 양도했다.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최 회장이 눈여겨본 것은 공유경제였다. SK네트웍스의 렌터카사업 브랜드 SK렌터카가 급성장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2016년 11월 동양매직 지분 100%를 6100억원에 인수했다.
2년여 만에 SK네트웍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확 바뀌었다. 주력 사업은 기존 유통(상사·정보통신)과 에너지마케팅(주유소)에서 SK렌터카 스피드메이트 등 ‘모빌리티’와 SK매직 등 ‘홈케어’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최 회장은 “제품은 더 이상 소유의 대상이 아니다. 제품을 팔지 말고 고객에게 최고의 체험을 선사하라”고 말했다.◆“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목표”
류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렌털 계정 300만 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공격적인 목표다. SK매직의 작년 매출은 5500억원, 렌털 계정은 125만 개다. 렌털 업계 2위인 SK매직은 최근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추세다. 2015년 8.4%에서 작년 10.8%로 높아졌다.
SK매직은 기술력과 SK그룹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날 직수형 얼음 정수기 ‘올인원’과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이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공기를 정화하는 ‘스마트 모션 공기청정기’를 선보였다. 기존에 탱크형 얼음 정수기는 있었지만 직수형 얼음 정수기를 내놓은 것은 SK매직이 처음이다. 류 대표는 “정수기 청정기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지키고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새로운 시장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 업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SK매직은 SK텔레콤의 스마트홈사업에 참여, 작년부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SK텔레콤 멤버십 고객에게 렌털료를 할인해주고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와 결합상품을 내놓는 등 SK그룹과의 협업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류 대표는 “SK네트웍스의 상사부문 해외 지사망을 활용해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중동에는 제품을 수출하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선 렌털사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상장(IPO) 계획에 대해선 “2019년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