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경기 훈풍에서 홀로 멀어지는 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 경제 및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올렸다. OECD는 5개월 전 3.7%로 점친 세계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높여잡았다. 7년 만에 가장 높다. 미국은 2.5%에서 2.9%로, 일본은 1.2%에서 1.5%로 상향조정했다. EU는 2.3%(종전 2.1%) 성장할 것으로 봤다. 중국(6.7%), 인도(7.2%), 브라질(2.2%) 등 신흥국도 0.1~0.2%포인트 높여잡았다.

OECD는 세계 경제가 투자 확대, 교역 반등, 고용 호조 등에 힘입어 내년까지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독 한국에 대해선 올해와 내년 각각 3.0%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국이 무역의존도가 높아 세계 경제 흐름과 밀접하다는 특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성장률 둔화를 점친 것이나 다름없다.

2010년대 들어 한국의 성장률이 세계 평균을 밑돌고 있지만 그 격차는 0.3%포인트 안팎으로 크지 않았다. 그런데 세계 경제가 본격 회복세에 진입한 지난해 0.6%포인트, 올해와 내년에는 0.9%포인트까지 벌어질 판이다. 대다수 국가가 세계경기 훈풍에 편승하는데 한국만 홀로 점점 멀어지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한때 ‘유럽의 병자’로 꼽혔던 프랑스가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드라이브에 힘입어 성장률 전망치가 0.4%포인트(1.8%→2.2%)나 높아진 것은 시사점이 적지 않다. 국가 성장전략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생산성 혁신, 노동개혁 등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3% 성장’에 안주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