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손잡은 '방화문 부품 강자' 울산 국일인토트

1000℃ 견디는 부품 개발
서울 아파트 단지 공급 추진
이종철 국일인토트 대표가 울주 본사에서 질석 소재의 방화문용 개스킷을 설명하고 있다. 하인식 기자
14일 울산 울주군 웅촌면에 있는 산업용 실링(sealing) 전문기업인 국일인토트(대표 이종철) 본사 공장. 이종철 대표가 공장 내 설치된 특수 가열로에서 방화문용 개스킷에 대한 내화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방화문용 개스킷은 1000도의 고열에도 뒤틀림이나 결로 등의 변형 없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다. 방화문은 건물에서 화재 발생 시 화염과 유해가스의 침투를 막도록 설계된 문이다. 아파트에 설치된 갑종 방화문은 2016년 4월부터 강화된 성능 규정에 따라 비차열(화염·연기 차단) 1시간 이상, 차열(열까지 차단) 30분 이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국일인토트는 36년간 산업용 실링 분야에서 쌓은 고도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고내화 방화문 개스킷을 천연 점토광물인 질석을 소재로 상용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질석은 800도 이상 열을 가하면 최대 20배까지 팽창하면서 생성된 수많은 기공이 단열·흡음·보습 성질을 지니면서 1300도 이상 고온에도 2시간 이상 견디는 것은 물론 방화문과 문틀 사이를 완전히 밀폐시켜 유해가스 유입을 차단하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이 회사는 질석 소재의 개스킷을 적용한 방화문 차열성능 실험에서 화재발생 후 900도까지 치솟는 고열에도 화재 반대편 방화문의 중앙 온도를 1시간 이상 100도 이하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기술력 덕분에 회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대형 아파트 단지에 공급할 방화문용 개스킷과 심재(충진재) 개발에 본격 나서기로 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일인토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실링 제품의 국산화에 뛰어들어 미국 중동 등 21개국에 연간 500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 메탈에 특수합금소재를 혼합해 초고온, 초저온 등 극한의 조건 아래에서도 원상태로의 복원력이 뛰어난 ‘하이플렉스 개스킷’이 이 회사 핵심 제품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GCC 5개국(쿠웨이트,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의 초대형 정유·석유화학 설비 공사에 폭넓게 공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초고압과 고온 등 극한 환경을 견뎌내는 특수산업용 실링 제품 개발에 한우물을 판 덕분에 방화문용 내화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며 “2020년까지 방화문 소재 시장에서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