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담돼도, 아쉬워도…오연서에게 '치즈인더트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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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즈인더트랩' 홍설 役 오연서 인터뷰
지난 14일 개봉한 '치즈인더트랩'(감독 김제영)은 모든 게 완벽하지만 베일에 싸인 선배 유정(박해진 분)과 평범하지만 매력 넘치는 여대생 홍설(오연서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누적 조회 수 11억 뷰를 기록한 인기 웹툰 '치즈인더트랩'을 원작으로 했으며 tvN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다.앞서 드라마를 통해 '유정 선배' 신드롬을 일으킨 박해진, 그리고 원작 웹툰의 실사화를 논할 때마다 캐스팅 0순위로 꼽혔던 오연서가 이번 영화에서 만나 완벽한 호흡을 펼쳤다.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오연서는 촬영 과정부터 개봉 후 작품에 대한 아쉬움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원작과 드라마가 있는 작품이라 정말 부담됐어요. 하지만 제 성격이 안 하고 후회하느니 결과가 좋든 안 좋든 우선 도전해보거든요. 최근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서 이런 잔잔한 느낌의 캐릭터를 찍고 싶기도 했고요. 영화를 보고 나니 괜찮았어요. 물론 평가는 대중의 몫이지만 저의 색다른 면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싱크로율은 완벽했다. 외모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이 안정적이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방대한 분량의 웹툰을 2시간 남짓의 영화로 만들다 보니 스토리가 뚝뚝 끊기고 인물들의 관계나 감정이 제대로 설명되지 못 해 아쉬움을 남겼다.
오연서는 극 중 여대생 '홍설'을 연기했다. '홍설'은 부드러운 미소 뒤 싸늘함을 가진 킹카 선배 '유정'으로부터 어느 날 갑자기 좋아한다는 고백을 받는다. 이후 둘은 수상한 연애를 시작한다."일상적인 모습이 많아서 감정의 폭을 미묘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어요. 또 홍설의 감정이 표출되는 신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장면들이 편집돼 그냥 단순해 보였던 것 같아 아쉬워요."
극 중 홍설은 유정 선배와 아름다운 캠퍼스를 거닐고, 저녁엔 친구들과 함께 모여 술을 마신다. 또 과제 때문에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거나 시험 기간이 되면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졸기도 한다.
이렇듯, 영화를 보고 있으면 아무런 걱정 없이 학교생활을 마음껏 즐기던 그때 그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대학교에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설렜어요. 촬영 기간이 봄이었는데 캠퍼스 커플들이 걸어가는 것만 봐도 풋풋하고 싱그럽더라고요. 날씨가 주는 포근함, 장소가 주는 설렘을 느끼며 촬영했어요. 친구들과 리포트를 쓰고 학식도 먹어본 경험이 캠퍼스 생활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죠."
"촬영할 땐 정신없이 찍다가 작품이 끝날 때는 다 아쉬움이 남아요. 영화는 선물 같은 존재죠. '치즈인더트랩'은 제 청춘의 한 페이지 같은 느낌이에요. '오연서에게 이런 모습도 있어요'라고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오연서는 2002년 걸그룹 러브(Luv)로 데뷔했으나 6개월 만에 해체했고, 연기자로 전향해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왔다! 장보리'(2014), '돌아와요 아저씨'(2016), '화유기'(2017) 등에 출연하며 당당한 주연배우로 자리 잡았다. 이 외에 '여고괴담5'(2009), '국가대표2'(2016) 등 스크린에서도 활약했다.
"어릴 적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을 밟는 상상을 많이 했는데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아요. 달라진 점이 있다면 차분해지고 생각도 많아졌죠. 만약 다시 16살로 돌아간다면 너무 이른 나이에 연기를 시작할 것 같진 않아요.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탓에 상처도 받고 힘들었거든요. 어린 시절은 부모님의 사랑 아래 평범하게 보내고 싶네요.(웃음)"오연서는 최근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를 끝냈다. '치즈인더트랩' 홍보 일정까지 마치면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