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미국 가고 이용호는 스웨덴행… 발걸음 빨라진 '남·북 외교'

강경화, 미국 국무장관 대행과 회담
이방카 보좌관과도 만날 듯

이용호 '미국과 사전접촉' 관측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20일 한국서 정의용과 면담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과 북한을 비롯한 관련국 외교장관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5일 북·미 정상회담 준비 등 한·미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강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 방북의 모멘텀을 살려 나갈 필요가 있고, 앞으로 중요한 외교일정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한·미 간) 여러 레벨에서 긴밀히 조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사가 지난주 방미해 방북 결과를 자세히 설명했고, (이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마련해나가는 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강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오후 존 설리번 미 국무장관 대행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상황을 평가하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강 장관은 당초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그가 경질되면서 설리번 대행과 만나기로 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엔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전화상으로 접촉할 계획이다. 양측은 한국의 철강분야 관세 부과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은 또 폴 라이언 하원 의장,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 등 미 의회 인사들과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양국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 장관은 15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만난다. 두 사람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대미 외교를 담당하는 최강일 부국장과 함께 평양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 외무상은 베이징을 거쳐 스웨덴으로 떠날 예정인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사전 접촉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최 부국장은 스웨덴 방문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베이징 소식통은 “(이 외무상 일행이) 북·중 접촉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회의 일정이 있어 베이징공항을 경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북·미 간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으며 그동안 북·미 접촉 창구로 이용돼 왔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오는 20일 한국을 찾아 21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할 계획이다. 양 국무위원의 방한은 고위급 수준의 전략적 대화를 활성화해 나가자는 작년 12월 한·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