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서울시장 출마" 선언 vs 진중권 "성추행 시간 알리바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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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서울시장 출마 선언… "거대암초 딛고 힘차게 달릴 것"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특별시는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봉주 “어떤 상황에서도 출마”
진중권 “성추행 시간, 정봉주 알리바이 입증 못해”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시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확실한 승리 카드"라며 이같이 말했다.정 전 의원은 "지금 삶에 지친 젊은 세대가 탈출하고 있고 가정을 위해 중장년층은 가까스로 버티는 서울, 잿빛 서울, 서울 탈출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이 젊어져야 한다"며 "이는 청년, 중년, 노년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상생의 서울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문 대통령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할 후보는 저 정봉주"라며 "사심없이 성심을 다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정 전 의원은 SNS에 "원래 7일 할 계획이었는데 아시다시피 거대 암초(성추행 의혹)를 만나 거리에서 보낸 시간이 11일이었다. 심기일전으로 다시 전열을 추스르고 서울의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리겠다. 박원순 시장 2기, 그 4년은 뭔가 부족하고 허전하다는 느낌이다. 저 정봉주 만의 생각이 아니라 많은 분들의 생각일 것이다. 서울이 늙어가고 있어 위기다"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으로부터 7년전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이런 파렴치한 사람에게 그런 큰일을 맡길 수 없다며 서울시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데 이 사람은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이 폭로를 보도한 프레시안을 비롯해 자신의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 5곳의 기자 6명을 고소했으나 프레시안을 제외하고는 고소를 취하했다.
이에 프레시안 또한 자사 보도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협박 및 허위보도로 규정한 정 전 의원을 검찰에 고소한다는 입장이다.한편 정 전 의원과 채널A ‘외부자들’에 함께 출연했던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지난 15일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에 ‘프레시안과 정봉주, 누가 거짓말을 하나’(응답하라, 정봉주)라는 글을 기고해 관심을 끈다.
정 전 의원은 서울 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변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해당 글에서 "정봉주와 김어준은 피해여성의 폭로를 각각 허위라고, 공작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그 여성은 왜 거짓 폭로를 했을까? 정봉주 전 의원이 창작해낸 이유는, 피해여성과 '프레시안'의 보도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진 교수는 “(성추행 의혹이 거짓이라는) 정봉주의 주장이 말이 되려면 피해 여성이 7년 전에 먼 훗날 정봉주가 사면을 받고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을 미리 예상해 남자친구에게 있지도 않은 성추행 사실을 기록한 허위 메일을 보내놓고, 주위의 친구들에게 있지도 않은 성추행 사실에 관한 허위 고백을 뿌려놓는 것”이라며 “정봉주의 주장이 진실이라고 가정하면 황당한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큰 그림을 보면 모든 게 명확해진다. 하지만 정봉주는 이 큰 그림을 흐려버리려 한다. 옛날부터 길바닥 야바위꾼들이 즐겨 사용하던 전형적 수법”이라며 “(피해자가) 성추행이 일어난 시간을 특정하지 못한다고 있었던 성추행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또 “정봉주 자신도 성추행이 있었다는 그 시간에 자신이 뭘 했는지 알리바이를 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정 전 의원이 주장하는 '공작설'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하며 "정봉주의 주장이 허위라고 가정할 경우 적어도 논리적으로 이상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거짓말 하는 쪽은 정봉주 측이라 보는 게 논리적으로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진 교수가 쓴 글에 관한 질문을 받자 “진 교수님 글을 봤다. 일단 너무 논리적으로 써서 무슨 말씀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 전 의원은 “핵심이 ‘정봉주가 거짓말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맞죠?”라고 되물은 뒤 “정봉주는 거짓말할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 여성 기자나 그분들은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는 뜻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게 먼저 사진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으면 보여줬을 것인데, 신중하지 못한 판단이다"라고 일축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 보도를 반박하는 사진 자료를 이르면 21~22일 한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정 전 의원 측은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특정한 2011년 12월 23일 하루 동안 5~10분 단위로 정 전 의원을 촬영한 사진 780여 장을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정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복당과 관련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전진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