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반복 안 한다"… 한·미·일 안보수장, 미국서 '북핵 완전 폐기' 협의

정의용·맥매스터·야치, 샌프란시스코서 비공개 회동

"수주간 긴밀공조 지속"
청와대, 회동 사실 이례적 공개
남북·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한·미·일 최대 압박 공조

EU 방문한 강경화 외교
"김정은, 비핵화 약속…북한에 대화 위한 보상없다"
< 다시 만난 한·미·일 안보수장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17~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다. /연합뉴스
한·미·일 3국의 안보실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협의를 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다. 세 나라 안보 수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 이후 처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17~18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참석자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협의를 했다”며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앞으로 수주간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靑, 회동 사실 이례적 공개

청와대는 지난 1월13~1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동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하루 만에 공개했다. 협의에서는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지속하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청와대는 회동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면서도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어렵게 결정된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일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회동 사실은 일본 언론 등을 통해 국내에 전해졌다.

청와대가 이번 회동을 신속하게 공개한 것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공조 체제가 굳건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4, 5월 연이어 개최되는 상황에서 두 정상회담의 성공이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를 위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 방안에 관해 깊이 있는 협의를 했다”고 전했다.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미국과 일본을 방문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3개국 안보실장 회동이 이뤄진 데는 일본 측 의견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국과 미국, 북한의 3자 구도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일본이 소외되지 않도록 외교적 개입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할 의지를 내비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중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3국 안보실장의 샌프란시스코 회동이 정례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강경화 “北 비핵화 명시 약속”

지난 15일 2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핵심 안보 이슈를 논의하길 원한다”며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에 비핵화 약속을 명확한 용어로 명시하라고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사실상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약속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이 약속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에게서 직접 나온 첫 약속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강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 대가로 무엇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대화를 위한 보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무역협상과 연계해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동맹에 대한 미국의 헌신과 그 부대(주한미군)가 한국에 주둔할 것이라는 점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조미현/김채연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