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 면제-한·미 FTA '빅딜' 가능성에… 자동차주 '울고' 철강주 '웃고'
입력
수정
지면A23
세아제강·휴스틸 등 강세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행정명령 시행을 앞두고 국내 철강과 자동차업종 간 희비가 증시에서 엇갈렸다. 한국이 철강 추가 관세 대상국에서 빠지는 대신 자유무역협정(FTA) 자동차 분야에서 조금 더 양보하는 ‘빅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려서다.
현대차·기아차 등은 약세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세아제강은 5700원(6.75%) 오른 9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일 장중 11만4500원까지 올랐던 세아제강은 미국 정부가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지난 7일 8만2100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16일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공조가 얼마나 굳건한지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며 철강 관세 부과 재검토를 요청했다.
삼성증권은 세아제강이 관세 부과에 대응해 대미 수출을 중지할 경우 올해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531억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의 올해 세아제강 영업이익 전망치는 1408억원이다.2016년 말 기준 이 회사의 미국 수출액은 전체 매출의 20% 수준이었다. 미국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휴스틸도 19일 4.12% 상승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각각 0.59%, 5.0% 올랐다.
미국산 제품 추가 개방 가능성이 높아진 자동차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현대차(-3.81%)와 기아차(-3.53%)는 3%대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2.38% 떨어졌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도 멕시코와 캐나다에 철강 관세 부과를 ‘지렛대’로 추가 개방을 요구했다”며 “한·미 간 추가 FTA 협상이 자동차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