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간편결제에 인센티브 준다"

금융위원회,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정
핀테크 혁신서비스 개발하면 4년간 규제 면제
영상통화로 금융투자상품 가입 가능해져
최종구 금융위원장(왼쪽 첫 번째)이 20일 서울 공덕동 핀테크지원센터 서울분원에서 '핀테크 혁신 활성화 현장 간담회'를 열고 핀테크업체 대표 및 예비 창업자 등과 대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계좌 기반의 모바일 간편결제를 사용하는 소비자, 가맹점, 결제서비스 업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모바일 간편결제를 적극 도입하는 가맹점에는 수수료도 깎아줄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핀테크 혁신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 가맹점 수수료율 2%대 고민금융위는 내년까지 계좌 기반의 모바일 결제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새로운 결제방식인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의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계좌 기반의 직불형에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신용카드 사용을 줄여, 장기적으로는 신용대출 감소에 도움이 될 거란 판단이다.

인센티브는 소비자, 가맹점, 결제서비스 업체 등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줄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현재 논의 중으로,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가맹점에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동안 모바일 간편결제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모바일 간편결제 수수료율은 3.4~3.5% 수준으로, 2%대인 오프라인 신용카드 수수료율에 비하면 거의 두 배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소 2%대를 넘기지 않는 수준까지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새로운 계좌결제서비스 사업자들이 얼마나 적극 참여하느냐에 따라 수수료율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신용카드사나 결제대행업체 밴(VAN)사 등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의 앱(응용프로그램)에서 쇼핑몰 앱으로 바로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앱투앱’ 간편결제에 다양한 핀테크 업체가 진출하도록 사업기반을 조성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내년부터는 온라인 사업자 중 매출이 영세(3억원 이하) 또는 중소(3억~5억원)에 해당하는 경우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핀테크 업체 실험 기회 생겨

아울러 ‘혁신 금융서비스’를 개발한 핀테크 업체에는 최대 4년간 정부 규제를 받지 않고 시범영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금융위는 핀테크 혁신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이 같은 내용의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핀테크 업체나 금융회사 등 사업자가 혁신금융서비스를 개발해 금융위에 ‘지정 신청’을 하면, 심사위원회 평가를 통해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평가를 통과한 업체에는 시범인가를 내주고 개별 금융규제를 면제하는 등 특례를 적용한다. 2년 범위 내에서 지정할 수 있고, 기간이 끝나면 2년 연장을 허용한다. 지정 기간이 끝나도 1년간 배타적 운영권을 준다.

이밖에 영상통화 등 비대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금융투자 범위를 투자일임과 신탁상품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성장사다리펀드가 올해 조성하는 신규 하위펀드 중 일부(100억~150억원)를 핀테크 업체에 집중 투자하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위 내 금융산업과 핀테크 정책 조율을 담당할 ‘최고핀테크책임자(CFO)’도 지정할 계획이다.이번 방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금융혁신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핀테크 활성화 전략을 지속 내놓을 방침이다. 핀테크 활성화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 선정한 ‘혁신성장 8대 선도사업’ 중 하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공덕동 핀테크지원센터 서울분원에서 핀테크업체 대표 및 예비 창업자 등과 간담회를 열고 “핀테크 혁신은 금융산업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