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 대표 "신제품 5종으로 렌털시장 진출… 활로 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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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졸업한 한경희생활과학 한경희 대표
공기청정기 · LED마스크 등 5월부터 렌털 통해 판매
서비스인력 500~600명
가격 대폭 내려 위기 이겨내 작년 하반기부터 월간 흑자

20일 법정관리를 졸업한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 말이다. 1000만 대 이상 팔린 히트 상품 스팀청소기와 스팀다리미는 한국의 가사 문화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부들이 편하게 서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런 평판 덕분에 한경희생활과학은 법정관리를 받으면서도 브랜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 대표는 “구조조정을 통해 재기 기반을 닦았다”며 “좋은 제품을 개발, 렌털 판매해 이익구조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AS 강화하고 가격 30~40% 인하

한 대표는 위기에 빠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나친 홈쇼핑 의존을 꼽았다. 비용이 많이 드는 홈쇼핑 판매 비중이 높아 이익률이 낮았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렌털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오는 5월께 500~600명의 서비스 인력 조직을 꾸려 공기청정살균기, 물걸레청소기, LED(발광다이오드) 마스크 등 5종의 신제품을 렌털 판매할 예정”이라며 “직접 판매 비중을 늘려 이익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기분해 방식으로 공기 중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없애는 공기청정살균기, 순식물성 원료의 살균 소독액을 첨가한 일회용 청소포와 결합해 판매하는 청소기 등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렌털 판매하는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안산 부천 등지의 공장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한경희생활과학의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한다.
◆국내 1세대 여성 벤처인한 대표는 국내 상징적인 여성 벤처기업인이다. 2002년 내놓은 스팀청소기는 1000만 대 넘게 팔렸다. 이후 스팀다리미 등으로 잇단 ‘대박’을 터뜨렸다. 2009년 매출은 10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음식물처리기 청소기 전기프라이팬 등 우후죽순 제품군을 늘렸지만 잘 팔리지 않았다. 자세교정 의자와 책상 등 가구 사업에까지 뛰어들었지만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한경희’란 브랜드 파워가 아직 남아 있어 재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쟁 제품이 많아진 데다 국내 렌털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