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주·건강기능식품주 '양날개'로 날아오른 헬스케어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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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펀드 올 평균 9.7% 수익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증시가 바이오와 헬스케어 업종을 앞세워 반등하고 있는 덕분이다.
'TIGER 헬스케어' 24.2% 1위
셀트리온·삼성바이오가 상승 주도
"건강기능식품·의료기기주, 올해 실적 개선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헬스케어펀드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 부담이 커진 대형 바이오주에서 중소형 신약개발주나 건강기능식품주로 시장의 온기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에서다.◆40개 테마펀드 중 수익률 1위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헬스케어펀드 24개는 올 들어 평균 9.78%의 수익을 냈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0개 테마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0.14%)와 해외 주식형펀드(4.86%) 수익률을 훌쩍 웃돌았다.
헬스케어펀드 수익률 상위권에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거 포함됐다.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수익을 낸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헬스케어’ ETF다. 올 들어 24.27% 수익을 올렸다.이 펀드는 한국거래소의 헬스케어지수 등락폭만큼 수익을 낸다. 셀트리온(펀드 내 비중 23.07%) 셀트리온헬스케어(9.52%) 신라젠(7.55%) 삼성바이오로직스(7.21%) 등 대형 바이오주를 주로 담고 있다. 같은 구조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헬스케어’도 23.72% 수익을 냈다.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펀드 가운데선 ‘미래에셋 한국헬스케어’ ‘DB 바이오헬스케어’ 등이 돋보이는 수익률을 올렸다. 미래에셋 한국헬스케어 펀드는 휴젤(3.68%) 메디톡스(3.43%) 등 보톡스 관련주와 제넥신(2.26%) 등 신약개발업체 주식을 주로 보유하고 있다. DB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는 메디포스트(3.78%) 에이치엘비(2.96%) 등 신약개발업체와 디오(3.38%) 등 임플란트 업체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올 들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헬스케어 대표주의 상승세가 이어진 게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연초 이후 셀트리온은 40.88%,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2.12% 뛰었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대가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랠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중소형 헬스케어주로 온기 확산”
허 연구원은 “정부가 창업 3년 미만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기술개발 전담 지원액을 상향 조정하는 등 중소형 바이오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관심이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적이 좋아지는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종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수출이 늘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기업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손승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업체의 영업이익은 제자리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30%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이 높고 수출이 늘어나는 업체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일각에선 헬스케어 업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의 비중이 2% 미만인데 주식시장에서의 비중은 7%가량”이라며 “미래 가치가 너무 빠른 기간에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연구개발(R&D)이나 임상 진행 과정에 따라 주가가 과민하게 움직이는 것도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가 허가 기대로 급등했다가 실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급락한 네이처셀 사례처럼 뉴스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21일 코스닥시장에서 네이처셀은 하한가로 추락해 3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