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 "남북정상회담, 의제 제한 없이 진행될 것"

22일 한국경제신문 밀레니엄포럼 기조연설

"남북경협 문제는 대북제재 풀려야 논의 가능
북한 김정은, 충분한 협상력 갖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2일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연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의제 제한 없이 폭넓은 범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22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밀레니엄포럼에서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이란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관계발전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일각에서 ‘너무 속도가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불쑥 나온 합의는 아니며 나름대로 준비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조 장관은 “어제 청와대에서 밝혔듯 우리 측에서 오는 29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며 “이번 고위급 회담에선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를 비롯한 각종 세부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비핵화가 의제로 오를지 여부에 대해 “지난 1월 9일 남북고위급회담 때 비핵화와 관련해 언급했는데 북측에서 끝까지 우리 측 이야기를 경청해서 깜짝 놀랐다”며 “예전 같으면 그런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거나 중간에서 대화를 중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회담 장소로서 판문점이 갖는 상징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조 장관은 “원래 북측에선 문 대통령은 평양으로 초청했지만, 우리 측에서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을 장소로 추천하고, 북측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판문점이 남북간 군사적 대치의 상징인 만큼 그 곳에서 평화를 위한 회담을 한다면 굉장히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측 최고지도자로선 남측에 처음 방문하는 것인 만큼 꽤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2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밀레니엄포럼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의제 제한 없이 폭넓은 범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김정은 북한노동장위원장에 대해선 “충분한 협상력을 갖고 있으며, 중대한 문제를 잘 풀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지난 2월 초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대해서도 “김여정 부부장이 한 편으로는 거만하고 도도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사람을 매우 편안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며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조 장관은 남북경제협력 문제에 대해선 “아직 논의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북 제재가 좀 풀리고, 북한 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 때 그 쪽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엔 외교와 안보 부문에 초점을 맞췄고,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도 관련 부처로만 간소하게 꾸렸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