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걸어온 워너원 강다니엘에게 닥친 최대 시련 'X 연관검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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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되돌릴 수 없지만 성숙해지는 계기 삼아야지난해 폭발적인 인기 속에 막을 내린 '프로듀스 101'은 아이돌에 열광하던 10대~20대의 주 소비층을 30대~40대 여성들까지 확산시키는데 기여했다.
여심을 공략하며 '국민 원픽'으로 꼽힌 강다니엘을 비롯한 11명의 멤버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음원차트 및 각종 광고 모델 자리를 꿰차며 8개월간 승승장구해 왔다.'내 손으로 뽑은' 순수하고 바른 이미지의 아이돌로 자리매김하면서 워너원이 입는 옷, 워너원이 먹는 치킨 등은 연달아 대박을 터뜨렸다.
강다니엘의 엄청난 인기는 보이그룹 개인 브랜드평판에서 8개월째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데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워너원에서도 원톱의 인기를 구가하는 강다니엘의 인기는 광고계 러브콜로 이어져 그가 입은 떡볶이 코트 공항패션 이후 해당 제품은 바로 완판되고 7차 리오더까지 가게 되며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패션 브랜드 단독 모델로 발탁됐음은 물론이다.이처럼 꽃길만 걸어온 강다니엘에게 찾아온 첫번째 시련은 생각보다 어이없는 실수에서 비롯됐다.
19일 부메랑으로 컴백하는 날 엠넷 스타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만나기로 한 날.
방송사 측의 실수로 워너원의 모습이 대기실에서부터 생중계되고 있음에도 멤버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던 것.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조차 당시 모습이 중계되는 줄 몰랐던 상황에서 워너원 멤버들은 정제되지 않은 사담을 쏟아냈다.
멤버들은 "우리는 왜 자유롭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정산을 받지 못하는가", "우리는 왜 20프로만 받아 가야 하는가", "왜 이렇게 스케줄이 빡빡한가" 등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수익 분배와 휴식에 불만 섞인 뉘앙스로 말을 했다.
가수 데뷔를 하고 싶다고 '픽미'를 열렬히 외치던 그들의 뜻밖의 발언에 워너원의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인기로 몸살을 앓던 워너원의 이같은 애교있는 토로까지는 좋았다.
한 여성 스태프가 "슬슬 라이브 할 수 있는 자리로 가자"라고 말하자 갑작스럽게 강다니엘은 마이크를 뺏어들고 "나 아침에 똥 쌌다"는 돌발 발언을 했다.이 최악의 방송사고 이후 강다니엘은 자신의 연관검색어에 '강다니엘 똥'이 오르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22일 오후 5시 현재 '강다니엘 똥'에는 '강다니엘 모닝똥', '똥다니엘', '강다니엘 똥쌌다'의 키워드가 줄줄이 따라왔다.이런 일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듯 앞서 진행된 '라디오스타' 녹화에서 데뷔 13년차 빅뱅 승리는 후배가수 워너원에게 "데뷔 3년차 쯤 되면 초심이 변하고 '시건방'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주의를 줬다.
설상가상으로 래퍼 육지담은 밑도 끝도 없는 폭로를 예고하며 워너원의 팬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달 팬픽이라고 불리는 소위 '강다니엘 빙의글'을 두고 자신의 이야기라며 팬과 설전을 벌인 뒤 해명 없이 돌연 SNS 계정을 삭제했던 육지담이 이번에는 블로그를 통해 불안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생각을 두서 없이 전개하며 올린 게시물만 9개여 개에 달한다.
육지담은 "내가 혼자 거리를 걸을 때 마다 따라왔던 그 일당부터 수사하고 싶다. CCTV 확인 하고 싶다"며 지난달 2월 미국 LA 방문 당시 겪었던 일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저는 강다니엘 군과의 사건은 당사자끼리 풀고자 했으나 그들은 워너원 전체를 숨기려는 작전을 짠 듯이 보였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황금길'을 자신했던 워너원의 신곡 '부메랑' 또한 22일 오후 2시 기준 벅스에서 실시간 차트 16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멜론 6위, 엠넷 4위를 제외하곤 네이버 뮤직 10위, 올레뮤직 15위, 지니뮤직 15위, 소리바다 14위 등 모두 10위권 밖이다. '괴물신인' 워너원의 음원 성적이라고 하기엔 다소 초라한 성적이다.
방송사고 이후 가장 논란이 된 다른 멤버의 '성적 은어' 논란도 팬덤의 주장대로 '하지 않은 말'이 돼 버렸지만 '내가 들은 건 뭐냐'는 팬들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내가 문자보내 직접 키웠다'는 모성애 팬덤만으로 워너원이 언제까지나 황금길을 걸을 순 없다. 이미 저지른 실수를 주워 담을 수는 없지만 이번 방송사고를 자성의 기회로 삼고 더욱 성숙해지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는 될 수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