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심상치 않은 미국발 무역분쟁

*독자 의견·투고 받습니다.

이메일 people@hankyung.com 팩스 (02)360-435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인 보호무역 정책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를 계기로 G2(미국·중국)와 유럽연합(EU) 등이 글로벌 무역전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중국산 수입 상품 최대 60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며 미국산 수입 철강과 돈육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아직 중국 수입 품목 중 관세 부과 대상을 명시하지 않고 있으나, 고부가가치 제품인 항공우주장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제품, 무인 자동화기기, 로봇 등이 부과 대상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미국은 중국 등 주요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이 불공정 무역으로 이득을 취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가속화한다는 명분으로 통상 압력을 정당화하고 있다. 무역분쟁으로 미국이 얻는 이익보다 해외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손실이 더 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음에도 이를 강행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1929년 대공황은 주요 경제국이 보호무역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벌어진 무역분쟁에서 촉발됐다. 이번 무역분쟁도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확산된다면 심각한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역분쟁이 길어지면 당사국인 G2와 EU는 물론 한국 등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도 타격을 입는다. 국가 간 산업화와 상호 연관성이 커진 무역시장의 침체는 어떤 경우에도 국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역 규모 10위권인 한국은 핵심 피해국이 될 수 있음을 각별히 인식해 수출 시장 다변화, 고부가가치 첨단 제품 수출 주력, 경쟁 우위 확보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이유상 < 前 국민은행 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