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시장 고정관념을 버려라"… 구자용의 E1 '팜'에서 답을 얻다

LG전자 등과 가스히트펌프 보급
농업 냉난방 비용 절반으로 낮춰
액화석유가스(LPG) 기업인 E1이 LPG를 원료로 한 냉난방사업에 뛰어든다. 자동차에 쓰이는 수송용 LPG의 판매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구자용 E1 회장(사진)이 신성장동력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E1은 LG전자 등과 함께 친환경 냉난방기구인 LPG 가스히트펌프(GHP)를 시설원예용으로 보급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름에는 냉방기, 겨울에는 난방기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LG전자만이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시설원예는 새로운 LPG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겨울에 온실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난방 수요가 많아서다. 비닐하우스에서 작물을 키울 경우 전체 비용에서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한다. 9900㎡ 규모의 파프리카 재배 시 1년에 난방비만 1억여원에 달한다. LPG GHP를 쓰면 대부분의 시설 농가가 사용하는 등유 보일러에 비해 연료비를 40~50% 절감할 수 있다.

국내 시설원예 중 겨울철에 난방을 해 작물을 재배하는 가온시설 면적은 약 1만7000㏊(170㎢)에 이른다. E1 관계자는 “올해 GHP 상용화 테스트를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가 한 곳이 1년간 GHP를 가동하면 LPG 자동차 한 대 이상의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E1의 새로운 시장 공략이 부진하던 실적을 만회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E1의 LPG 시장 점유율은 19.5%로 1위인 SK가스(47%)에 크게 뒤처졌다.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2015년 11%포인트에서 2016년 22.2%포인트, 지난해에는 26.2%포인트로 벌어졌다. 구 회장도 신시장 개척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 2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내외적으로 LPG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지만 차별화된 경쟁력과 수익성 위주의 마케팅을 통해 국내 LPG사업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