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우디 원전 수주 공들이는데 "수출 지원 중단하라"는 환경단체들

"탈원전 정부가…이해못해"

UAE 순방 문 대통령은 26일 바라카원전 방문
20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 청와대와 정부가 뛰고 있는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원전 수출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 등 88개 환경단체가 참여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은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의 원전 수출 지원 중단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관련 의혹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공동행동은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내 원자력계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UAE 순방을 핵발전소 수출 확대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대통령과 정부의 핵발전소 수출 지원 행보를 우려하며 반대 뜻을 밝힌다”고 밝혔다. 또 “UAE 핵발전소 수출은 시작부터 각종 의혹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탈핵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핵발전소 수출 지원에 나서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UAE를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바라카원전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바라카원전 사업은 아부다비 서쪽 약 270㎞에 한국형 원전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2009년 수주해 올해 말 시운전을 앞두고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바라카원전 방문이 한국 원전 기술력을 홍보해 사우디 원전 수주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는 200억달러 규모의 원전 2기(총 2.8GW 예상)를 지을 예비사업자 후보 세 곳을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선정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5개국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는 2기 건설을 시작으로 앞으로 총 16기의 원전을 지을 계획이어서 각국은 이번 수주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