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문은상 신라젠 회장의 하소연…"사기꾼이라니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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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 사람들이 나보고 사기꾼이라고 합니다"문은상 신라젠 회장의 하소연입니다.시장에서의 생산되는 루머와 추측, 그때마다 되풀이 되는 신라젠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에 대해 점검해 봤습니다.▲ 기자와의 첫 만남…코스닥 새내기 IR 컨퍼런스문은상 신라젠 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거래소가 개최한 `코스닥 새내기 IR 컨퍼런스` 현장입니다.당시 글로벌 흐름은 물론 제약.바이오업계와 주식투자자에게 가장 큰 관심사항은 항암제 개발, 그것도 면역항암제 관련이었습니다.2016년 7월 한미약품의 야심작 폐암치료제인 `올리타`가 출시된 후 2016년 10월부터 임상시험 부작용과 베링거인겔하임의 임상 중단 통보, 여기에 얀센의 임상시험 환자모집 중단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제약.바이오업계 분위기는 그야말로 우울한 상황이었습니다.하지만, 2016년 12월말 동아에스티가 다국적 제약사인 애브비(Abbvie)에 6천억원 규모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DA-4501)을 를 기술수출(license-out)하면서 다시 제약.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다국적 제약사인 애브비는 한 해 8조원 가량 팔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휴미라`를 가지고 있는 미국 상위 제약사입니다.문은상 대표와 인사를 나누면서 항암제 시장에 대해 질문도 하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지금 시장은 표적항암제 시장이 대세인데,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시장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당시 MSD의 키티루다와 BMS의 여보이, 옵디보가 건강보험 약가에 등재되는 등 관심이 커지는 시기었으니까요.문은상 대표의 답변은 그야말로 청산유수였습니다.지금까지 취재 현장에서 문은상 대표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달변가를 만나 본 기억이 많이 없었습니다.▲ 문은상 대표 "벡 시리즈 시대가 오고 있다"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지금은 `맙`이 대세이지만, `벡`시리즈 시대가 오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보통 제약.바이오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기사를 쓸 때 의약품의 성분명을 반드시 씁니다.어떤 때는 성분명으로 얘기하는 게 이해가 빠르기도 합니다.예를 들어, 한미약품의 올무티닙(올리타정), 아리아드의 `브리가티닙`(brigatinib) 등 `00티닙(tinib)을 보고 어떤 기전의 약이구나를 알 수 있습니다.접두어와 접미어를 가지고 성분을 이해하죠.간혹 복제약을 만들면서 신약이라고 얘기하는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사기성(?) 홍보와 주가 띄우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성분명을 확인합니다.특히 테마에 휩쓸려 한 번 해보고자 하는 일부 몰지각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치매치료제를 개발한다고 하고 나중에 알고 보면 `액슬론`이나 `도네페질` 복제약인 게 요즘 또 하나의 트렌드입니다.문은상 대표는 당시 "이제 맙 시리즈 시대를 지나 벡 시리즈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맙의 대표는 아무래도 로슈의 베바시주맙(아바스틴, 대장암)과 머크의 세툭시맙(얼비툭스) 등 표적항암제입니다.그렇다면, 벡 시리즈는 바로바로 바이오기업인 암젠이 시판중인 항암바이러스치료제인 `티벡`(T-VEC, 상품명 임리직)을 말하는 것이겠지요.`펙사벡`이 글로벌 임상3상에 성공할 경우 세계 두번째 항암바이러스제가 됩니다.▲ 문은상 대표의 이해하기 힘든 화려한 이력그래서 취재후 문은상 대표의 이력을 찾아 봤습니다.문은상 대표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러시아 모스크바 제1의과대학에서 두경부외과를 전공하고 수련의(인턴) 과정을 마쳤습니다.모스크바 의대생 시절부터 바이러스를 활용한 면역요법에 관심이 많았던 문은상 대표는 귀국후 부산대학교 치과대학 교수로 임용됐습니다.문 대표는 부산대병원 병리학교실에서 펙사벡 논문을 접하고 제네릭스에 200만 달러를 투자한 후 2013년 말 신라젠 대표에 선임돼 제네릭스 인수를 주도했습니다.이력으로 보면 약간 특이하기도 합니다.치과의사(Dentist)에서 의사(Doctor)로의 변신.여기에다 두경부외과(뇌 아래에서 가슴 윗 부분 사이를 두경부라고 하며, 흔히 숨을 쉬고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목소리를 내는 기관)를 전공했는데, 관심은 병리학과(혈액검사, 진단검사 등이 속한 과)에 관심이 많았던 것입니다.보통의 경우 대학병원 의사(교수)의 길은 의예과 입학-> 의학과 졸-> 인턴(수련의)-> 레지던트(전공의)를 거친 후 Ph.D(박사후 과정) 또는 펠로우(전문의)-> 교수 과정이 정석입니다.▲ 각종 루머와 음해, 그리고 문은상 대표의 하소연신라젠의 주가가 1만원일 당시 문은상 대표를 만난 후 신라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물론 이런저런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닙니다.한 두 차례 취재를 한 후, 지난해 12월말 JP모건 헬스케어에 대한 취재를 위해 문은상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