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카카오도 쓰는 공기측정기… 한달 만원에 사무실 공기 바꿔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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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어’ 한국사업총괄 진대연 이사 인터뷰“과거에는 ‘정수기나 생수에 왜 돈을 쓰냐’고들 했지만 이젠 누구나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 지갑을 열죠. 공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내 공기 질을 깨끗하게 관리해 주는 제품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겁니다.”사물인터넷(IoT) 공기측정기 ‘어웨어’를 만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비트파인더의 진대연 한국사업총괄이사는 “미국에선 실내 공기 질이 집값이나 기업 영업이익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나올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난달 국내에서 B2B(기업 간 거래) 판매를 시작한 이후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2013년 미국에서 창업한 비트파인더는 미국, 일본, 영국 등 60여개 나라에 어웨어 공기측정기를 판매하고 있다. 거점은 실리콘밸리에 두고 있지만 회사를 이끄는 주역은 모두 한국계다. 창업자는 재미교포 2세인 노범준 대표이며, 진 이사는 에버노트 등을 거쳐 지난해 어웨어에 합류해 한국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인이 美실리콘밸리서 창업… 아마존 평점 1위
이 회사는 창업 초기 북미 시장을 공략했지만, 한국에도 미세먼지나 화학물질에 민감한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시장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올 2월 가정용 제품 ‘어웨어 민트’와 B2B 솔루션 ‘어웨어 옴니’를 함께 출시했다. 디자인은 미국에서, 생산은 한국에서 한다.어웨어 옴니는 초정밀 센서로 건물 곳곳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초미세먼지, 화학물질을 측정한다. 건물 관리자는 구역별 측정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공기 질 개선법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빌딩 공조기와 연동해 청정·가습·환기·제습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이 제품은 구글, 에어비앤비, 리바이스, 스탠퍼드대 등 해외 유명 기업과 학교에 채택됐다. 국내에는 카카오, 패스트파이브, 서울교통공사, 분당서울대병원 등에 도입됐다. SK건설이 새로 짓는 아파트와 야놀자가 신축하는 호텔에도 어웨어의 B2B 솔루션이 공급될 예정이다. 진 이사는 “측정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면 올해 안에 공기 질 개선법을 인공지능(AI)이 조언해 주는 방식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적지 않은 사무실에서 공기청정기를 돌리고 있는데, 어웨어를 추가로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 진 이사는 “공기청정기는 주로 미세먼지만 측정하지만 어웨어를 쓰면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화학물질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공간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이산화탄소 농도입니다. 수치가 1000 이상 올라가면 머리가 아프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거든요. 어웨어를 활용하면 시간대나 장소에 따라 공기 질이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파악하고, 환기나 온도 관리는 언제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알 수 있습니다. 그냥 공기청정기를 계속 틀어놓는 것보다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아집니다.”기업용 어웨어는 1~3년 안팎의 렌털(대여) 방식으로 판매된다. 제품 한 대당 최대 100㎡(약 30평)을 탐지할 수 있는데, 월 1만원 정도를 받는다. 진 이사는 “영업을 시작하면서 병원이나 학교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IT 기업의 문의가 가장 많다”며 “하루 종일 앉아있는 사무직이나 개발자들의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리모델링 직후 입주하는 사무실에서는 공기측정기를 활용한 관리의 효과를 톡톡히 체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웨어는 미국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의 공기 질 관련 제품 가운데 평점 1위를 지키고 있다. 진 이사는 “다른 공기측정기 업체들과 달리 소프트웨어를 우리가 직접 개발했고, 훨씬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한 것이 차별점”이라며 “기업고객 확보에 주력해 올해 국내 B2B 사업에서만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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