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수수료·금리 안따지고 월급통장 만들면 당신은 '호갱님'

새내기 재테크
인터넷·모바일 이체 수수료 냈다면 거래은행 바꿔라

SC제일은행, 70만원 이상
급여 이체시 ATM수수료 면제

인터넷서 '급여'로 이체해도 인정
은행 두곳 이상서 급여이체 혜택

국민銀·우리銀, 월 5회
타행 ATM수수료 면제

편의점 ATM 수수료까지 무료…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갑'
급여이체 이득은 거의 없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직장인 사회 초년생들의 결혼준비, 주택마련, 노후준비 등 재무 계획의 첫 선택은 바로 월급 통장이다. 별생각 없이 회사에서 지정해주는 은행에서 자신이 옛날부터 쓰던 통장을 쓰거나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자유입출금 통장을 만들면 이른바 ‘호갱님’(호구 고객님)이 되기 쉽다. 주거래 우대, 혹은 직장인 우대 통장을 이용하면 전자금융 수수료부터 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수수료까지 면제받을 수 있다.

수수료 면제와 금리가 핵심

월급 통장을 선택할 때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거래 수수료와 금리다. 500~1300원 정도의 이체·출금 수수료지만 누적된다고 생각하면 무시할 만한 금액은 아니다. 금리도 평균 2000만원 정도를 그냥 두면 일반적으로 1년에 2만원(연 이자 0.1%)을 이자로 받지만, 상품을 잘 선택하면 3만~4만원 정도의 공돈이 생긴다.

NH농협은행

인터넷·모바일 뱅킹 수수료는 급여이체 실적이 있으면 거의 모든 은행이 면제해준다. 최근에 인터넷·모바일 이체 수수료를 낸 적이 있다면 거래은행이나 상품을 바꿔야 한다. ATM출금 수수료 면제 혜택은 은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휴일이나 야간에 급하게 돈을 찾을 일이 적지 않기 때문에 잘 선택해야 한다.

SC제일은행의 ‘내지갑 통장’은 70만원 이상의 급여를 이체하면 타행 ATM 출금 수수료(영업시간외, 공휴일 포함)를 면제해준다. SC제일은행 신용(체크)카드를 결제계좌로 지정하고 30만원 이상 사용하면 예금액 50만~200만원 구간에 연 2.8%의 금리를 주며, 200만원 이상의 금액에는 연 0.8%의 금리를 준다. 카드 사용 대신 자동이체 3건 이상의 실적이 있어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수협은행의 ‘달려라 2030통장’은 기본금리가 연 0.15%로 타행보다 높다. 급여를 이체하고 수협카드(체크카드) 결제실적이 있거나 월급통장 외 정기예금·적금상품, 펀드·신탁상품, 대출상품 등을 하나라도 이용하면 200만원 이하 금액에 연 2.7%의 금리를 준다. 타행 ATM 출금 수수료도 월 10회 면제해준다. 다만 정식으로 회사 급여 이체를 받아야 하며, 만 40세가 되면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못한다.

대형 시중은행 주거래 통장

대형 은행들은 모두 연 0.1%의 이자만 주며 일부에선 5000만원 이상이면 연 0.2%를 주지만 대다수 새내기에겐 의미 없다. 그럼에도 앞으로 결혼·주택자금 대출이나 비상금 마이너스 통장 등을 개설할 때를 대비해 신용도를 쌓아야 하기 때문에 대형 은행 한 곳 정도는 이용하는 게 좋다. 지정한 날짜에 자신이 다른 은행에서 인터넷 뱅킹으로 ‘월급여’, ‘월급’이라고 써서 이체하기만 하면 급여 이체 실적으로 인정해준다. 두 군데 이상 은행에서 급여 이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형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50만원 이상의 급여를 이체하면 전자금융 수수료와 자체ATM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은행마다 전국에 지점이 600~1000곳이나 있어 자체 ATM수수료만 면제받아도 아주 불편하지는 않다.

타행 ATM 출금 수수료 면제의 경우 은행마다 차이가 있다. 국민은행 ‘직장인 우대 종합통장’과 신한은행 ‘주거래 우대 통장’은 급여 이체 시 타행 ATM 출금 수수료를 월 5회까지 면제해준다. 우리은행 ‘위비 SUPER 주거래 통장’은 타행 ATM 수수료를 면제받기 위해선 카드 사용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월 5회만 무료로 해주지만 면제 횟수가 다음달로 이월된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은행 ‘IBK W통장’은 자행·타행 ATM 수수료를 각 10회 면제해주며, 본인 외 지정한 1명에게 혜택을 공유할 수 있다. 50만원 이하 예금에 연 1%의 금리를 준다.

체크카드 이용은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인터넷 전문은행 계좌에 주거래 은행에서 일부 금액을 이체해 놓고 사용하면 편리하다. 시중은행 앱(응용프로그램)에 비해 비대면 거래가 쉽고, 체크카드 혜택을 받는 조건을 단순하게 구성했기 때문이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혜택을 챙길 수 있어,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한다면 인터넷 전문은행의 카드를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 K뱅크는 결제금액의 1.2%를 현금이나 다름없는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며, 카카오뱅크는 0.2%를 현금으로 돌려준다.

카카오뱅크는 한시적으로 국내 모든 은행은 물론 국내 지하철역이나 편의점에 깔린 ATM 수수료까지 무료다. K뱅크도 GS25와 우리은행 ATM 출금 수수료가 무료다. 편의점이나 지하철 등의 밴(VAN·결제대행업체)사가 운영하는 24시간 ATM수수료는 인터넷 전문은행들만 면제해준다. 자유입출금·정기예금 결합상품을 이용하면 금리도 연 1.2~1.3%를 준다. K뱅크의 경우 주거래은행으로 쓰면 별도 정기예금에 가입했을 때 우대 금리를 준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