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미세먼지 앱 요리조리 뜯어보니…즉각 변하는 실시간 상황"

WHO, 기상청 등 각각 다른 예보 출처
앱 마다 상이한 UX·UI…선호 연령층도 다양
오늘도 미세먼지 농도 '나쁨' /사진=연합뉴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여러 상황에 비유적으로 쓰이지만, 직역해보면 봄은 왔지만 봄 같지가 않다는 뜻이다. 연일 낮 최고 기온이 10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에도 미세먼지 탓에 뿌옇기만 한 도심속에서 봄기운에 돋아나는 새싹 조차 보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28일 대기 상황도 마찬가지다. 중국발 황사가 겹치면서 최악의 대기 상태를 예고했다. 다음날인 29일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과 강원도 영서까지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으로 예보됐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로 인한 감염성 질환 발병에 대한 경고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세먼지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하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기 상황을 시시각각 살필 수 있는 미세먼지 앱(응용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미세먼지와 관련해 많은 앱이 스토어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미세미세', '에어비주얼', '케이워더', '원기날씨' 등이 그것이다. 현재 관심이 높은 미세먼지 앱들을 비교, 사용해봤다.
사진=미세미세 앱 캡처
'미세미세'는 28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좋은 앱이다.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만큼, 7000여개의 평가 모두 좋았다. 다수의 평가가 미세미세의 '직관성'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았다.확실히 직관성이 돋보였다. 앱을 누르면 바로 내가 있는 지역(예를 들어 마포구 서교동)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 등의 대기 상태를 즉각즉각 보여줬다. 어플은 그날 대기 등급을 최고~최악까지 8단계로 구분해 사용자들에게 말해준다.

미세미세는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을 사용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미세미세는 그 이유에 대해 "한국 미세먼지 기준치는 WHO 기준치보다 터무니없이 미약하다"며 "한국에서 WHO 기준을 사용하면 '나쁨'으로 표기되는 날이 너무 많아 국민들의 불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에어비주얼 앱 캡처
두번째 사용해본 앱은 'Air Visual'(에어 비주얼)이다. 에어 비주얼은 29일 기준 현재 69위를 기록하고 있다. 28일 오후 한때는 50위권까지 치솟기도 했다. 에어 비주얼 앱은 직관적인 정보보다는 포괄적 정보를 많이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세계 전 도시별 공기 상태 비교 등이 그렇다. 특히 전 세계의 미세먼지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중국발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던만큼, 중국의 대기 상태가 궁금했는데 에어 비주얼 앱 덕분에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

국내 대기 정보 또한 유용하게 느껴졌다. 앱 미세미세와 비슷한 방식으로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미세먼지 상태를 알려주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첫 화면에 내가 있는 곳과 더불어 부산 대구 등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대기 상태도 알려준다는 것이었다.

에이 비주얼은 미국 기준 공기질량지수(AQI)를 기준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에어 비주얼 앱은 서비스에 대해 "에어 비주얼은 전 세계적인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프로젝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케이웨더 앱(왼쪽)과 원기날씨 앱 캡처
마지막으로 사용해 본 앱은 '케이워더'와 '원기날씨' 다. 두 앱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데이터에서 관심도가 높은 최신 트랜드 앱으로 꼽히기도 했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오픈애즈'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3월3주차 미세먼지·날씨 앱 순위를 조사한 결과 1위가 원기날씨, 2위가 케이웨더로 꼽혔다.

그 중 원기날씨는 총 설치수 145만명으로 1위를 차지한 앱이다. 오픈애즈 관계자는 "원기날씨는 심플한 UI로 40~50대에게 인기 있는 앱이다"며 "40~50대 이용자가 많다보니 고속도로 교통정보,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등의 위치앱을 함께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원기날씨는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전국의 날씨에도 탁월한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다. 미세먼지는 물론, 눈·비 날씨 등의 알람도 받을 수 있어 '멀티플레이어'를 자처하는 듯 했다.

원기날씨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로 각종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상청 모바일 앱 공모전 수상작이기도 하다. 해당 앱 개발자는 "본 앱은 기상청 모바일 앱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이다"고 설명해두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 2위를 기록한 케이웨더는 총 설치수 103만을 기록한 앱이다. 대설, 태풍, 폭염, 한파, 호우 등 날씨에 관한 모든 정도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날씨 방송이나 뉴스, 자외선 예보와 이용자간 소통할 수 있는 날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마련돼 있어 소통도 가능하다.

산이나 골프장 등 테마날씨 또한 케이웨더의 장점이다. 그렇다보니 야외활동을 많이 즐기는 50대 남성의 설치비중이 높았다는 게 오픈애즈 측 설명이다. 더욱이 케이웨더 사용자의 다수가 SBS골프와 카카오내비를 함께 설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각각의 앱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앱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각각의 앱이 서로 다른 UX(사용자경험)를 제공하고 있어 각각의 앱에 따른 연령층 선호도가 뚜렷했던 것으로 보인다.미세먼지에 대한 앱을 리뷰하고 있자니 불현듯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미세먼지가 없는 봄이 왔으면 하는.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