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미사 오피스텔 투자자 곡소리…이들이 놓친 3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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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족기능 부족…수요 '글쎄'지난달부터 오피스텔 입주가 시작된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이곳 전용 20㎡ 전후 오피스텔의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수준이다. 2년 전 분양 때 일부 건설사들은 1000만원에 60만원은 받을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막상 입주가 시작되니 월세는 예상치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분양가가 1억2000만원 전후였던 점을 감안하면 연 수익률은 4%다. 공실 세금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연 3%대로 떨어진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향후 2~3년간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1만3400여실에 달하는 입주가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어서다. 실망한 일부 투자자들이 분양가보다 1500만원까지 낮춘 급매물을 던지는 이유다. 수익형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사강변도시 오피스텔 투자자들이 3가지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공급 과잉에 수익률은 '뚝'
◆기형적으로 많은 공급량미사지구에는 다른 어떤 신도시·택지개발지구보다 오피스텔 공급물량이 많다. 오는 2020년까지 1만3400여실의 오피스텔이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이곳 미사강변도시 중심의 중심상업지역과 한강변 일반상업지역에 집중적으로 들어선 오피스텔들이다. 이는 미사지구 아파트 2만2100여가구의 60%에 해당하는 숫자다.
다른 신도시 중심·일반상업지역에 들어선 상가를 전체를 점포로 꾸미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곳 건물은 2~3층 까지만 상가를 배치하고 그 이상에 오피스텔을 배치했다. 오피스텔이 기형적으로 많은 이유다.
이들 오피스텔 입주는 올해부터 3년 간 계속된다. 입주는 지난달 시작됐다.1200여실이 입주했다. 입주는 순조롭다. 한달여만에 거의 다 찼다. 문제는 월세다. 보증금 1000만원에 40만원, 보증금 500만원에 45만원 수준이다. 망월동 I공인 관계자는 “모르는 사람이면 몰라도 지인들에게는 미사지구 오피스텔 매입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얇은 수요층
통상 오피스텔은 업무시설이 밀집한 지역에 자리잡는다. 강남 테헤란로, 서울 광화문, 마곡지구, 문정지구 등에 자리잡은 오피스텔촌은 하나같이 대형 업무지구를 끼고 있다. 업무지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이나 유흥업종 종사자들이 주된 수요층인 까닭이다.
하지만 미사지구는 업무지구까지 갖춘 자족형 도시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일부 자족용지에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고 있긴 하지만 넘치는 물량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지하철 공사도 늦어지고 있어 외부 유입도 쉽지 않다. 하남선 사업은 서울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에서 시작해 강일지구~하남 미사지구·덕풍동·창우동(7.7㎞)을 잇는 사업이다. 미사지구 입주민의 교통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1단계 구간(1·2·3공구)을 2018년까지 완공하고 이어서 2단계 사업(4·5공구)을 2020년 끝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사가 지연되면서 1·2 단계 모두 2020년 개통될 가능성이 높다고 서울시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 강동구·송파구 등과 연계된 버스 노선도 있지만 있지만, 환승과 이동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지적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 주 수요층은 청년층”이라며 “대중교통 여건이 나쁘면 임대료가 올라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구매자도 현장 확인 외면
미사지구에서 5개 상가를 분양대행한 A사 대표는 잘못은 투자자에게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을 하는 건설사 중 상당수는 모델하우스를 일부러 서울 강동구나 송파구에 만들었다고 말한다. 부지를 구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현장을 와 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A사 대표는 “현장에 와서 공급물량 예상월세 수준 등을 점검했다면 선뜻 계약하지 않은 이도 많았을 것”이라며 “신기하게도 투자자들이 하나 같이 계약을 먼저한 뒤 현장에 찾아오는 패턴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통상 1억원 전후 여윳돈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사려는 이들의 층이 가장 두텁다”며 “분양가격이 만만하다보니 크게 고민해보지 않고 계약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마이너스피 1500만원미사강변도시내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오피스텔 급매물은 분양가보다 1500만원 낮은 수준에 나오고 있다. 망월동 ‘우성르보아파크’ 오피스텔 전용 18㎡ 급매가는 1억500만원이다. 분양가보다 1500만원 낮다. 애초 이 물건 주인은 계약금 1000만원만 포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매수문의가 없었다. 임차인도 구할 수 없었다. 결국 호가를 500만원 더 낮춰 내놨다. K공인 관계자는 “투자 목적이라면 차라리 돈을 더 보태 여기 상가를 알아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예정)에 인접한 ‘르보아리버’의 전용 23㎡ 물건은 분양가 1억4000만원 보다 1200만원 내린 1억2800만원에 매수인을 찾고 있다. 망월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이 미사 오피스텔 물건을 가지고 갈 생각을 접은 것 같다”며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털고 가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여러 실을 분양받은 사람도 '손절매'에 나섰다. 서울에 사는 A씨는 2015년 이 오피스텔 전용 18㎡ 물건 4실을 분양받았다. 중도금만 치르고 잔금은 전세보증금 등으로 충당할 생각이었다. 분양 당시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 정도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세 세입자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결국 물건 일부를 분양가보다 500만원 내려 내놨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경기 하남시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7년 4.71%에서 지난달 기준 4.68%로 하락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