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정은 방문 통해 한반도문제에 자국 핵심 역할 부각"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 간의 전격적인 회담은 한반도 등 동북아 문제 처리에서 핵심 역할을 고수하려는 중국의 결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미 전문가가 분석했다.

김정은의 방문은 중국의 이러한 입장을 강화해 주는 역할을 했으며 반면 김정은은 중국으로부터 지지를 확보해 오는 한국 및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보다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미 진보계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연구원은 28일 이번 북-중 회담의 관건은 중국 측이 대북 제재완화나 경제지원을 약속했는지,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다루는 법을 '코치'했는지, 또는 양측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 등에 합의했는지 등이나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신 지금까지 밝혀진 보도로 미뤄 시진핑-김정은 회담을 통해 ▲ 중국은 그들이 동북아 안보이슈를 관리하는데 핵심 주역임을 재삼 부각했으며 ▲ 김정은은 한반도 상황 진전의 방향과 속도를 계속 주도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 반면 대북 비핵화 노력을 주도해온 미 백악관은 오히려 허를 찔리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무엇보다 동북아 문제의 모든 외교절차에서 자신들이 핵심 주역 역할을 계속할 것임을 천명하는 한편 (중국 없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대흥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식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하스 연구원은 또 이번 회담을 통해 시 주석의 냉정함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김정은이나 트럼프를 상대하는 데 개인적 인상이나 감정에 좌우되지 않을 것을 재삼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시-김 회담은 미국이 주도하는 최대한 압박작전에 대한 중국 지지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하스 연구원은 분석했다.북한과의 관계 회복을 천명한 시 주석의 다짐은 북한을 외교적,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과 상치하는 것으로 김정은은 앞으로 한국 및 미국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그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베이징 회담은 미국에 자국의 최대 외교 현안으로 간주하는 사안에서 선도가 아닌 뒤 따라가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도 나왔다.

중국은 사전 조정이 아닌 사후에 김정은과의 회담을 백악관에 알려왔다면서 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수락을 공표한 후 이를 중국 측에 알린 것과 상통한다고 지적했다.결국 김정은의 베이징 방문은 동북아에서 핵심 심판자 역할을 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도전을 평화의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 일본, 러시아 등과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