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뇌관' 취약차주, 150만명으로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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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면 빚을 갚기 어려워지는 취약차주가 지난해 말 150만 명에 육박했다.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특히 이들 취약차주 5명 중 1명은 연소득 40% 이상을 이자 갚는 데 쓰고 있어 금리가 오르면 직격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세 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저신용자(7~10등급) 또는 저소득자(하위 30%)를 의미하는 취약차주는 지난해 말 14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계대출자(1876만 명)의 8.0% 수준이다.취약차주의 대출금액 총액은 전체 가계대출의 6%인 82조7000억원이었다. 취약차주 대출의 66.4%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非)은행에 몰려 있었다.
한은이 이자 상환액과 연소득을 비교한 이자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분석한 결과 취약차주의 이자 DSR는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4.4%에서 26.1%로 높아진다. 연 소득의 26%를 이자 갚는 데 쓴다는 의미다. 여기에 원금 상환 부담까지 감안하면 빚 부담은 훨씬 커진다.
반면 비취약차주의 이자 DSR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르더라도 8.7%에서 10.1%로 변하는 데 그쳐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취약차주 중 이자 상환 부담이 큰 ‘고(高)DSR차주(이자 DSR 40% 이상)’의 비중은 19.5%다. 취약차주 5명 중 1명은 연소득의 40% 이상을 이자 갚는 데 쓰고 있다는 의미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 비중은 21.8%로 높아진다.
이자도 벌지 못하면서 10년 가까이 버티는 ‘만성 좀비기업’도 많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은 2016년 말 기준 3126개에 달한다. 전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의 14.2%다.
한계기업의 23.4%(504개)는 최소 9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상태다. 한계기업 중에는 부동산·건설업이 26.7%(835개)로 가장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거나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면 한계기업이 부실화될 수 있다”며 “산업 측면에서도 자원이 생산성과 효율성이 낮은 쪽에 흘러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세 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저신용자(7~10등급) 또는 저소득자(하위 30%)를 의미하는 취약차주는 지난해 말 14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계대출자(1876만 명)의 8.0% 수준이다.취약차주의 대출금액 총액은 전체 가계대출의 6%인 82조7000억원이었다. 취약차주 대출의 66.4%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非)은행에 몰려 있었다.
한은이 이자 상환액과 연소득을 비교한 이자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분석한 결과 취약차주의 이자 DSR는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4.4%에서 26.1%로 높아진다. 연 소득의 26%를 이자 갚는 데 쓴다는 의미다. 여기에 원금 상환 부담까지 감안하면 빚 부담은 훨씬 커진다.
반면 비취약차주의 이자 DSR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르더라도 8.7%에서 10.1%로 변하는 데 그쳐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취약차주 중 이자 상환 부담이 큰 ‘고(高)DSR차주(이자 DSR 40% 이상)’의 비중은 19.5%다. 취약차주 5명 중 1명은 연소득의 40% 이상을 이자 갚는 데 쓰고 있다는 의미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 비중은 21.8%로 높아진다.
이자도 벌지 못하면서 10년 가까이 버티는 ‘만성 좀비기업’도 많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은 2016년 말 기준 3126개에 달한다. 전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의 14.2%다.
한계기업의 23.4%(504개)는 최소 9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상태다. 한계기업 중에는 부동산·건설업이 26.7%(835개)로 가장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거나 경제 여건이 어려워지면 한계기업이 부실화될 수 있다”며 “산업 측면에서도 자원이 생산성과 효율성이 낮은 쪽에 흘러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