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은 CJ올리브영" 랄라블라·롭스, 총력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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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스토어 경쟁 4파전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뷰티(H&B) 스토어 왓슨스는 올초 브랜드명을 ‘랄라블라’로 바꿨다. 일부 임원은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너무 튄다. 장난친 느낌이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20~30대 여성 직원들은 달랐다. “주된 소비자층인 젊은 여성이 좋아할 것”이란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GS,랄라블라로 매출 20%↑
신세계, 부츠·시코르로 견제
롭스는 매장 146개로 확장
올리브영은 "외형보다 내실"
GS리테일은 브랜드명 변경에 맞춰 점포 인테리어도 경쾌하게 바꿨다. 브랜드 변경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서울 건대점, 부산 해운대점, 천안 중앙점 등 일부 점포 매출이 약 20~30% 뛰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엔 같은 상권에 있는 올리브영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랄라블라, 점포 100개 이상 늘린다
국내 H&B 시장은 지난 20년간 CJ 올리브영 천하였다. 1999년 12월 1호점을 낸 올리브영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점포 수를 980개까지 늘렸다. 지난해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이다. 2위 랄라블라, 3위 롭스, 4위 부츠 매출을 다 합한 것보다 5배나 많다.하지만 올해부터 시장 판도가 조금씩 달라질 전망이다. 올리브영 추격의 선봉엔 랄라블라가 섰다. 랄라블라는 현재 191개인 점포 수를 연내 3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도 지난해보다 약 60% 높은 2500억원으로 잡았다. “단기적으로 적자가 나더라도 규모를 키우겠다”는 게 GS리테일의 구상이다.
직영점 일변도에서 벗어나 가맹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전국에 1만2000여 개 편의점을 둔 GS25의 가맹사업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하는 등 제반작업을 마쳤다. 가맹사업자를 모집하기 시작하면 점포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신세계도 부츠·시코르 확장신세계그룹도 올리브영 견제에 나섰다. 지난해 ‘부츠’란 브랜드로 H&B 시장에 진입한 이마트는 그동안 11곳에 점포를 냈다. 올리브영에 비해 매장 면적을 넓히고 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많이 입점시켜 차별화를 꾀했다. 30일 문을 여는 부츠 자양점은 H&B의 주력 품목인 화장품뿐 아니라 발 관리, 기능성 밴드, 섬유 탈취제 등 일상용품 구색을 확대했다. 화장품 비중을 50% 이하로 줄여 ‘화장품숍’이란 이미지를 벗고 ‘뷰티 편의점’이 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시코르’라는 화장품 전문점을 속속 열고 있다. 지난해 서울 강남역 인근에 첫 길거리 매장을 연 데 이어 30일 대전 둔산동에 추가로 또 내기로 했다. 백화점 안에만 있던 시코르 매장을 전국 주요 상권에 입점시켜 올리브영과 맞붙고 있다. 시코르 매장 수는 백화점 매장을 포함해 8곳으로 늘었다.
최근 서울 이태원에 100호점을 낸 롯데 롭스는 올해 146개까지 점포를 늘린다. 롯데그룹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올초 취임한 선우영 롭스 대표는 “매장 수 확대와 온라인 강화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후발주자들의 공세에 올리브영은 올해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로 확고한 1위 수성에 나선다. 웬만한 주요 상권을 이미 장악했다는 판단에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비슷한 매장 구성을 상권 특성에 맞게 바꾸고 반려견 용품 등 20~30대 여성이 좋아하는 상품을 늘려 점포당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또 작년 4월 시작한 자체 온라인몰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