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상에 휘둘리지 않는 게 행복의 시작

당신의 행복이 어떻게 세상을 구하냐고 물으신다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고 취업을 한다. 어렵게 집을 장만한 뒤 결혼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며 동시에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한다. 여기까지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의 공식’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시간을 돈으로 바꿔가며 이 공식을 좇다 보면 행복할 겨를이 없다. 그렇다고 반대로 ‘덜 갖는 삶’을 살면 행복할까. 욕구를 억제하며 사는 것은 일시적으로 가능할지 모르나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당신의 행복이 어떻게 세상을 구하냐고 물으신다면》(원제: How To Be Alive)은 세상이 정해놓은 행복의 기준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미국 작가이자 사회변화 운동가인 콜린 베번이다.베번은 뉴욕에서 가족과 함께 1년 동안 공산품, 플라스틱 등 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모두 배제한 채 살아가는 ‘노 임팩트 맨’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에서 새 깨달음을 얻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처럼 유별나지 않으며 수도원이 아니라 이웃과 부대끼는 저잣거리에서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그저 시시각각 닥치는 결정의 순간에 자신의 가치관과 열정, 관심사를 믿고 따르면 된다. 삶에 접근하는 방식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구수만큼 다양한 법이니까.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가치관에 상응하기 위해 기울이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세상과 나를 위해 유익한 삶을 살 수 있다. 본연의 모습으로 지내며 이르는 곳이 바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지점일 것이다.” (콜린 베번 지음, 이은선 옮김, 한빛비즈, 544쪽, 2만5000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