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야권연대' 공론화 파장…안철수·박주선 "반대"

劉, 서울·제주 '부분적 연대론' 제기…당내 거센 반발 예고
다수의원들 "보수야합 역풍 초래"…일각선 "자발적 후보연대 길 터야"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 6·1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자유한국당과의 선거연대 화두를 던지면서 당내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유 공동대표는 29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분적 야권연대론'을 제기했다.

유 공동대표는 이날 대구시당 개편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분적인 야권연대 같은 경우 당내 반발이나 국민적인 오해를 극복하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저는 (야권연대에) 마음이 조금 열려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국당과 선거연대는 없다'고 단언했지만, 이날은 서울시장·제주지사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적 선거연대라는 구체적인 '밑그림'의 일단을 드러냈다.서울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과 당 소속 유일한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야권의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일대일 구도를 형성해 승산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유 공동대표의 판단으로 보인다.

그는 특히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격론과 관련, "(서울시장) 선거 승리와 당선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야권연대)을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유 공동대표는 "당내 반발과 국민여론을 극복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한 뒤 "당의 입장을 분명히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럽게 당내 여론 수렴필요성을 제안했다.하지만 유 공동대표의 '야권연대론'은 당내의 거센 반대에 부딪힐 조짐이다.

국민의당 출신 대다수 의원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유 공동대표와 가까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도 야권 연대론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내주 초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안 위원장 측도 야권 연대론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더욱이 지난 6일 의원 연찬회에서 "선거연대는 없다"고 결의했던 만큼 한국당과의 연대는 더더욱 있을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안 위원장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위원장은 부분적인 야권연대든 뭐든 한국당과의 연대는 반대한다"며 "유 공동대표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본다.

야권연대는 어렵다는 것으로 당 입장은 정리가 돼 있다"고 단언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유 공동대표의 속내를 들어봐야 하겠지만, 야권연대는 있을 수 없다"며 "한국당은 국정농단의 책임이 있는 적폐세력이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선거연대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을 표방하며 대안 정당을 주장해온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선거연대에 나설 경우 '보수야합'이라는 역풍을 맞아 좌초할 수밖에 없는 만큼 야권연대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출신 한 의원은 "한국당은 우리 당과 정체성이 다른데 어떻게 연대가 가능하고 선거에 도움이 되는가"라며 "정치공학적인 선거연대는 역풍만 부른다"고 반발했다.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 의원도 "당혹스럽다.

부분적 야권연대는 유 공동대표 개인 의견이지 지도부에서 조율된 것이 아니다"며 "야권연대는 선거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다.

당에서 수용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앞으로 야권연대에 대한 찬반을 둘러싸고 당내 파열음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앙당의 방침은 야권연대 불가지만, 후보들끼리 자발적으로 연대하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야권연대론은 서울시장 인물난에 빠진 한국당을 흔드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며 "서울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은 야권연대로 당선의 결과물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유 공동대표와 가까운 당 관계자는 "유 공동대표가 원희룡 제주지사의 입장을 고려해 선거연대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얘기한 것으로 안다"며 "그래도 당에서 반대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