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향기] "전통방식으로 육수 우려내… 광둥 요리의 진수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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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호텔셰프 열전한국에 중국 요리를 들여온 건 화교들이었다. 이들이 한국에서 차린 1세대 중식당에서 중국 음식이 대중에게 전해졌다. 정수주 웨스틴조선호텔 홍연 주방장의 가족도 그중 하나였다. 정 주방장은 30일 기자와 만나 “중국인 이민자였던 부모님이 서울 신도림에서 ‘동성관’이라는 식당을 운영했다”며 “어릴 때부터 주방에 드나들며 허드렛일을 하면서 어깨 너머로 요리를 배웠다”고 말했다.
정수주 웨스틴조선 홍연 주방장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중식당 홍연은 올해로 문을 연 지 10주년이 됐다. 정 주방장은 “해외에 음식 문화가 전해지면 그 나라에서 현지화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현지 문화를 입어 더 새롭고 다채로운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중국 지역 음식인 광둥 요리도 이런 식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식 광둥 요리는 중국에 비해 간을 덜 하고, 매콤한 맛을 추가한 게 특징”이라며 “광둥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육수를 우릴 때는 전통방식을 고수해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광둥 요리에 쓰이는 육수는 주로 고기를 우려낸 국물이다. 정 주방장은 광둥 요리 육수에는 네 단계가 있다고 했다. 노계와 돼지뼈, 소고기 사태살, 훠투이를 8시간 끓여내면 1단계 육수. 이 1단계 육수에 노계 사태 훠투이를 넣고 다시 끓인 게 2단계. 젤리처럼 식은 2단계 육수와 닭과 훠투이를 냄비에 넣고 찜기에 올린 뒤 쪄내면 3단계. 3단계 육수에 훠투이만 넣고 다시 쪄내면 4단계 육수가 된다. 그는 “각 육수를 요리마다 다르게 쓰는 게 홍연 맛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정 주방장의 목표는 홍연으로 미쉐린 스타를 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틈틈이 맛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의 중식당을 돌아다니며 음식 맛을 본다”며 “하루에 짬뽕으로만 세 끼를 먹은 날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 등 해외 유명 레스토랑도 탐방한다. 정 주방장은 “홍연 베이징덕은 홍콩 코레카라는 식당에서 요리법을 전수받았다”며 “올해 베이징덕 등 인기 메뉴의 맛을 개선하고 새로운 요리도 선보여 미쉐린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생선찜 레시피
정수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홍연 주방장은 집에서도 간단하게 해 먹기 좋은 생선찜 레시피를 소개했다.그는 “파기름을 미리 만들어 놓으면 생선찜은 물론 볶음밥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굴소스와 비슷한 메기시즈닝은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재료>생선 500g, 파채 30g, 고수 5g, 간장소스(간장 80g, 설탕 20g, 메기시즈닝 8g, 물 400g, 고수 4g)
<파기름 만들기>1. 냄비에 식용유를 붓고 파를 넣어 계속 끓인다. 이때 파가 타지 않도록 파는 계속 저어야 한다.
2. 파가 타기 직전 불을 끄고 파 향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식을 때까지 파를 기름에 넣어둔다.
<생선찜 만들기>
1. 생선을 손질해 밑간을 한 뒤 파와 생강을 얹어 찜기에 10~12분 찐다.
2. 간장, 설탕, 메기시즈닝, 물과 고수를 끓여 간장소스를 만든다.
3. 다 찐 생선 위에 파기름, 파채, 고수를 얹고 간장소스를 뿌려준다.4. 고수를 싫어한다면 고수를 빼도 좋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