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中 '단계적 비핵화' 띄우자… 트럼프, 최강 對北 제재로 경고

美, 안보리 통해 '北 압박'
1일 독수리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수송용 헬기 치누크와 공격용 헬기 아파치가 경기 평택시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30일 북한과 석유 석탄을 거래해 온 49개 무역회사 및 선박을 무더기로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북핵과 관련해 발표된 블랙리스트(제재 대상)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남북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압박 기조에 균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30일 북한과의 불법 무역에 관련된 선박 27척, 무역회사 21곳,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들은 북한의 석유 석탄 해상 밀수를 도와 제재 명단에 올랐다. 49개 제재 대상 가운데 북한 국적 선박이 15척, 무역회사가 12곳이며 나머지는 모두 북한 이외 국적이다.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성명을 통해 “국제 공동체가 북한 정권에 비핵화 때까지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신호”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북·중 정상회담 후 트위터에 “최대한의 (대북) 제재와 압박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유지될 것”이라고 올렸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한 달도 쉬지 않고 단독 또는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안으로 북한을 옥죄고 있다.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 북·미 간 물밑 대화가 한창일 때도 대북 거래 관련 56곳을 대상으로 하는 제재안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효과가 없으면 2단계로 갈 것”이라며 “전 세계에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외교가는 지난달 8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제의를 전격 수용하며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3월엔 대북 제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입을 통해 단계적 비핵화론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곧바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안이 나왔다.평창동계올림픽을 이유로 연기된 한·미 연합훈련도 1일부터 시작됐다.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실기동 훈련인 독수리 훈련 기간은 8주에서 4주로 줄었고 핵추진 항공모함 같은 미군의 전략무기는 동원되지 않았다. 하지만 1~8일 한·미 해군과 해병대의 상륙작전 훈련인 쌍룡훈련에서 4만5000t급 강습상륙함과 스텔스 전투기 F-35B가 투입돼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오는 23일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CPX)인 키리졸브(KR) 연습이 시작된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정인설 기자 psj@hankyung.com